'19배 급증' 실적에도 삼전 급락…월가 "AI 투자, 이제는 지속성"
AI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역설…"호실적은 차익실현 기회" 전형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 속에서도 호실적은 차익실현 기회라는 전형적 패턴이 나타났다.
시장의 관심이 기록적 실적보다 AI 투자와 메모리 호황의 지속 가능성으로 이동하면서 호실적이 발표 직후 차익실현을 부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7일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배 급증한 89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지만 주가는 장중 10% 가까이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이례적인 반응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9년 이후 16차례 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을 웃돌았지만, 주가는 이 가운데 10차례 하락했다.
AI 낙관론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호실적을 추가 매수 신호가 아니라 위험 노출을 줄이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제 시장은 기록적인 실적 자체보다 메모리 가격이 언제 정점을 찍을지, AI 인프라 투자와 높은 수익성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리 탄 올스프링 글로벌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블룸버그에 "메모리 업황이 강한 상승 국면에서는 실적 발표 시점에 이미 대부분의 호재가 투자자들의 기대와 포지션에 반영돼 있다"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은 투자자들이 이미 예상했던 사실을 확인해 줄 뿐이어서 오히려 차익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발표 전 이틀 동안 10% 넘게 상승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높은 수익성을 시장이 미리 반영한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헤베 첸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 수석 시장분석가는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메모리 AI 사이클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확인해 줬다"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시장은 상당 부분의 호재를 선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적은 메모리주에 나타난 전형적인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Buy the rumor, sell the fact)' 장세"라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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