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미쓰비시중공업 "소량·다품종 군용드론 강점…車회사는 불가"

이토 CEO "차 공장은 대량생산용…군용은 사양 계속 바뀌어"
日무인기 예산 3배 확대…대만 인근 도서 방어용 배치 추진

이토 에이사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최고경영자(CEO). 2026.05.12.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최대 방산업체 미쓰비시중공업(MHI)이 유휴 자동차 공장을 군용 드론 생산시설로 전환하는 구상에 대해 "납세자 돈의 엄청난 낭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토 에이사쿠 미쓰비시중공업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보도된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가동률이 낮거나 폐쇄 위기에 처한 공장을 드론·미사일 부품 생산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데 대해 "이 분야(방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한 말처럼 느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토 CEO는 "이 분야 제품은 상황에 따라 사양이 끊임없이 바뀐다"며 "반면 자동차 공장은 동일한 제품을 수만 대, 수백만 대씩 생산하도록 설계돼 있다. 자동차에 쓰이는 것과 같은 공장을 군용 드론 생산에 활용하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와 같은 방식으로 군용 드론을 대량 생산할 경우 실제 전장에서 쓸 수 없거나 이미 구식이 된 제품을 대거 만들 위험이 있다며 "그렇게 한다면 납세자 돈의 엄청난 낭비로 끝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FT에 따르면 프랑스 르노는 정부 지원 아래 항공업체 튀르지 가이야르, 방산업체 탈레스와 유휴 시설을 활용한 드론 생산 협력에 나선 상태다. 또 폭스바겐은 이스라엘 아이언돔 방공체계 제조사와 협력을 논의 중이고, 메르세데스-벤츠도 타이탄 테크놀로지스와 드론 제조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방위성도 올해 무인기 조달 예산을 전년보다 거의 3배 늘어난 2770억 엔(약 2조 6000억 원)으로 증액함에 따라 해외 업체와 일본 스타트업들이 관련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FT는 "일본은 러시아 침공에 맞서 저가 드론을 대규모로 활용한 우크라이나 사례를 참고해 중국 등 잠재적 적국을 상대로 비대칭 우위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며 "핵심은 대만 인근 일본 남서부 도서를 보호하기 위해 수천 대의 드론을 배치하는 '실드' 해안방어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토 CEO는 미쓰비시중공업의 드론 사업도 "상당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사가 소량·다품종 생산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핵심 드론 공급업체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일본 방위성에선 데이터 보안 우려 때문에 일부 드론을 해외 파트너 없이 일본 내에서 개발·생산하기를 원할 것이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토 CEO는 미쓰비시중공업엔 해상·육상·항공 분야 군사 장비를 포괄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며 "일본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회사는 우리뿐"이라고 강조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최근 위성, 지휘통제 체계, 잠수함 분야 기술을 활용해 적 무인기를 격추하는 요격 드론 시제품을 3개월 만에 개발했다.

FT는 "일본의 방위비 확대와 인공지능(AI) 관련 가스터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미쓰비시중공업 또한 호황을 맞고 있다"며 "이토 CEO 취임 이후 15개월 동안 회사 주가는 50% 뛰었고, 수주잔고는 15조 엔(약 14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토는 작년 4월부터 미쓰비시중공업 CEO를 맡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