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무승부' 카보베르데 기적…中 "우리 덕분" 숟가락 얹기
"中-카보베르데 수교 50주년…中지원 국립경기장서 월드컵 본선 확정" 부각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이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한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역대급 이변 연출에 "중국 덕분"이라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은 17일 "카보베르데의 첫 월드컵 경기는 중국-카보베르데 수교 50주년과 맞물려 있다"며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진출 결정전은 중국이 지원해 건설한 국립경기장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해당 경기장은 2013년 공식적으로 카보베르데로 이관됐다"며 "이는 카보베르데가 독립 후 국제 스탠다드 체육 시설이 없었던 공백을 메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카보베르데 총리였던 네베스는 '이것은 중국이 우리를 도와 실현한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카보베르데는 지난 15일(미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애틀란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경기에서 우승 후보인 세계 랭킹 2위 스페인과 0-0으로 비겼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카보베르데는 스페인에 27개의 슈팅을 허용하는 등 경기 내내 일방적인 공세에 시달렸으나, 골키퍼 보지냐의 신들린 선방으로 골문을 걸어 잠그는 데 성공하며 역사적인 첫 승점을 획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외신들은 이날 경기가 월드컵 역대급 이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AFP는 "인구 52만 5000명에 불과한 작은 화산섬의 국가대표팀이 '유럽 챔피언' 스페인을 상대로 선전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는 "역사적 무승부는 카보베르데 국민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며 "광장, 거리, 식당에는 모두 열광적인 응원이 이어졌고 거리에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국기를 흔들고 자동차는 경적을 울리며 온 국가가 기쁨에 휩싸였다"며 "특히 시민들은 카메라를 향해 중국어로 '니하오(안녕하세요)', '셰셰(감사합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도 전했다.
중국 SNS에도 "카보베르데 국가체육관은 중국이 지어준 것", "중국이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꿈을 이뤄준 데 대해 카보베르데는 감사를 전했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신승리'를 하고 있다", "월드컵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 매체들도 매우 분주한 듯하다", "중국 국가대표팀은 더 떨어질 체면도 없다", "중국인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느냐" 등의 냉소적 반응도 나온다.
중국 국가대표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 동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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