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브런슨 '단검' 발언…美 '韓 전략적도구 불과' 인식"

"브런슨 발언에 韓정부 항의…美와 동맹국 간 균열 보여줘"
"경제 밀접한 亞국가에 '中 적으로 간주해' 요구…美 오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2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2026.04.22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을 중국을 상대로 한 '아시아 심장부의 단검'으로 비유한 데 대해 "한국을 대(對)중국 견제도구로만 인식하는 미국의 오만한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언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미국 측에 항의한 점을 들어 "미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시도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일 논평 기사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단검' 발언 논란은 미국이 아시아 패권 유지를 위한 딜레마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 육군 전쟁대학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국이 자국 동부 해안에서 밖을 바라볼 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시아의 심장에 위치한 단검(dagger)'과 같은 한국"이라며 "자신들의 야망이 남중국해 너머로 뻗어나가는 것을 저지하는 버팀목이자 방패 역할을 하는 일본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중국을 견제할 '단검'과 '방패'로 비유한 것이다. 미국과 동맹, 중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한국을 '대(對)중 견제 수단'으로 인식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란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타임스는 브런슨의 해당 발언이 공개된 이후 한국 사회 여론이 비판적으로 돌아섰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부, 외교부 차원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이 유감을 표명하고 자제를 요청한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사령관의 발언이 이정도 외교적 파장을 일으키지 않아 왔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아시아 동맹 관리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그리고 미국의 전략적 논리와 동맹국들이 실제로 추구하는 국익 사이의 균열이 얼마나 깊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무심코 미국의 전략적 사고 방식을 드러냈다"며 "미국의 시각에서 한국은 복잡한 이해관계를 가진 주권국가가 아닌 특정한 목표를 향해 겨눠진 '단검' 같은 전략적 도구로 존재하는 인식이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상호의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발언은 "한국의 전략적 계산이나 대중국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 부주의"라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들에게 중국을 적으로 간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발전 기회를 희생하라는 요구와 같다며 "전략적 자율성은 국가 생존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의 국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면 할수록 미국의 전략적 요구와 아시아 국가들이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극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동맹 체재를 유지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를 인용한 보도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단검' 발언은 동맹국을 중국 견제 도구로 보는 미국의 시각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브런슨의 발언은 한국과 같은 동맹국을 종속국이자 중국 억제 도구로 취급한 것"이라며 "이번 발언은 한국에 대한 오만함과 중국에 대한 도발로 가득 차 있고, 한국이 주권 국가라는 사실을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뤼 연구원은 "이번 발언에 대한 한국의 반응은 지역 국가들이 전략적 자율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주요 강대국의 전략적 협정을 단순히 따르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