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발원지' 소림사 前 주지, 수백억 횡령 혐의로 징역 24년 선고

美MBA 출신 'CEO 승려'…"애인 여럿 두고 사생아 낳아"

스융신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중국 쿵푸의 발원지로 알려진 소림사의 전 주지 스님이 29일(현지시간) 부패 혐의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중국 신화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신샹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소림사의 주지 스님을 지냈던 스융신(釋永信, 본명 류잉청)에게 횡령, 자금 유용, 뇌물 수수,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스융신이 2003년부터 2025년까지 소림사 주지 스님과 산하 자선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소림사와 재단 소유 자산 1억 3100만 위안(약 292억 원) 이상을 가로챘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한 스융신이 2006년 7월부터 소림사 건축 프로젝트와 관련 사업 기회를 확보하도록 돕는 대가로 총 1163만 위안(약 26억 원)에 달하는 현금과 금품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그는 1995년부터 2022년까지 부당한 이익을 얻기 위해 국가 공무원들에게 총 567만 위안(약 10억 7000만 원)에 이르는 현금과 금품을 뇌물로 공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이번 사건이 막대한 액수의 자금과 관련돼 있고, 뇌물 범죄의 정황이 특히 심각하며, 오랜 기간 범죄 행위가 지속돼 매우 부정적인 사회적 파장을 낳아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스융신은 판결을 선고받은 뒤 법정에서 이번 선고에 대해 항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965년생인 스융신은 1981년 소림사에서 29대 주지 스님인 스싱정을 스승으로 모신 것이 계기가 돼 미국 MBA 출신으로는 최초로 1999년부터 소림사의 운영을 맡아왔다.

스융신이 소림사의 주지 스님이 된 이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소림사의 기업화는 속도를 냈다. 그는 1998년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허난 소림사산업발전을 설립한 이후 쿵푸, 소림책방, 소림약국 등을 통해 사업을 급격하게 확장하며 'CEO 승려'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스융신은 대규모 사찰 자산을 횡령하고 여성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중국 온라인상에는 스융신이 애인 7명과 자녀 21명 등과 함께 상하이 푸둥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하려다 당국에 의해 제지당했다는 소식이 확산했다.

중국불교협회는 스융신이 "불교계의 명예와 승려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난하며 승적을 박탈했다. 스융신의 몰락을 계기로 협회는 지난해 12월 최초의 감독 기구 설립을 발표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