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찾을 톈탄공원…포드 前대통령도 방문한 세계유산

명·청 황제들, 제사 올려 풍년 기원…中 오랜 역사 과시
"트럼프의 강한 종교적 취향 감안한 일정일 수도"

약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4일 찾을 예정인 베이징 톈탄공원이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6.5.11 ⓒ 로이터=뉴스1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9년만에 13일 밤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미중 정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톈탄(天壇·천단)공원을 함께 둘러보며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전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 후 톈탄공원으로 향한다.

베이징 자금성 남쪽에 위치한 톈탄공원은 명·청 시대 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풍년을 기원하던 '톈탄'을 중심으로 형성된 유적지로 1420년 명 영락제 시대에 건설됐다.

톈탄공원의 핵심 건물은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가 거행되던 기년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최근 당국은 기년전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외교가에선 양국 정상이 방문할 기년전은 종교적 의미를 뛰어 넘어 황제의 권한과 국가 질서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평가한다.

또한 제천의식을 거행하던 원형 제단인 환구단, 제례 전 황제가 머물던 공간인 황궁우 등도 톈탄공원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친교' 일정으로 톈탄공원을 낙점한 것은 오랜 역사와 문명적 정통성을 과시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황제들은 이곳에서 통치의 정당성을 확인했다"고 짚었다.

특히 '풍년'을 기원하던 장소인 만큼, 좋은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미도 내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선 1975년 중국을 방문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톈탄공원을 찾은 적이 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인 지난 2017년엔 명·청 황궁이던 자금성 전체를 비우고 단독 행사를 열었다. 자금성을 한 명의 외국 정상을 위해 통으로 비운 것은 완공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톈탄공원 방문을 앞두고 당국은 대대적인 보수 작업에 나섰다. 11일엔 상징적인 건축물인 기년전 등의 개방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13~14일 양일간은 일반 관람객의 입장을 받지 않는다.

중화권 매체인 연합조보는 "공원 내 주요 관광지 주변에는 검은색 또는 흰색 티셔츠를 입은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 많이 관찰됐고 제복을 입은 경비원도 평소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톈탄은 중국 고대에 제사 의식이 열렸던 곳"이라며 "종교 의식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