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中 아니다"…트럼프 불러들인 시진핑, 대만 등 고자세
희토류·이란 문제 등 우위 판단…수출통제 완화 요구할 듯
"中, 2017년과 달리 큰 기대는 없어"…무역 등 부분적 합의 전망도
-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9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과 비교했을 때 '체급'을 키운 중국은 대(對)이란 영향력, 희토류 등 카드를 통해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확보한 상태에서 대만 문제 등에서 미국에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2017년 11월 이후 9년 만이자, 집권 2기 들어선 처음이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무역, 관세,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인공지능(AI), 대만, 중동 정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방문하게 될 중국은 10년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자신감 있는 글로벌 권력의 중심이 됐다"고 평가했다.
왕후이야오 중국세계화센터 대표는 WP에 "중국은 지난 10년간 미국을 상대하면서 많은 경험과 자신감을 갖게 됐고 상황을 더욱 냉정하게 바라보게 됐다"며 "중국은 일방적인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중국을 괴롭힌다면 충분히 맞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는 믿음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우선 중국은 희토류 분야에서의 막대한 영향력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중 간 '관세 휴전'이 유지된 배경에도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의 '희토류 합의'가 있었다.
이를 통해 중국이 원하는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제재 완화 등을 얻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 문제도 양국의 주요 회담 의제로 부상했다. 중국은 이란의 우방국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전쟁 국면에 대응하느라 외교적 부담이 커진 미국보다 협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했는데, 중국과 이란이 이미 사전에 공감대를 형성했을 수도 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대만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대만에 하이마스를 비롯한 역대 최대 무기 판매를 승인한 이후 대만 문제에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과 만나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이 있고 중미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미국 의회가 중국 관련 문제를 신중하게 바라보고 처리하며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지는 최근 논평에서 "대만 독립과 대만 해협의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며 "미국 측이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대만 독립'에 명확히 반대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국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문 계기 대만에 대한 미국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한편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금지 또는 축소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WP는 "미국이 단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측 주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 간 '빅딜'이 타결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무역, 희토류 등 주요 사안에 대해 부분적으로 합의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또한 AI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대화 채널 개설에 합의할 가능성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두, 쇠고기 등 농축산물과 중국의 항공기 구매 등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성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 보잉 항공기 구매, 쇠고, 가금류 등 미국 제품에 대한 구매를 약속할 가능성이 높다.
옌쉐퉁 중국 칭화대 명예원장은 중국 펑파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중국은 미국산 제품의 대규모 구매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방문은 그가 여전히 중미 간 일정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동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불안으로 공급망 안정이 양국의 공동 관심사로 부상해,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나 핵심 부품 공급 안정, 물류 병목 최소화 등에서 제한적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양측이 빅딜을 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제한적 관세 완화 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도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걸기 보다 향후 양국 간 충돌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WP는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2017년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일정을 마친 후 바로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며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 기대 없이 임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도출될 성과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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