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피 목전서 5% 급락…블룸버그 "김용범 'AI 국민배당' 발언 탓"

靑정책실장 "AI 과실, 특정기업의 것 아냐…전국민에 환원 필요"
블룸버그 "사회적 재분배 압박 신호…결국 납세자 부담 우려도"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9.09포인트(2.29%) 내린 7643.15, 코스닥은 28.05포인트(2.32%) 내린 1179.29에 장을 마쳤다. 2026.5.12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한국 정부가 인공지능(AI)으로 얻은 이익을 전국민에게 배당금 형태로 돌려 주는 이른바 'AI 국민배당금'이라는 화두를 던졌다고 블룸버그가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언급으로 12일 한국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고 보도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며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김 실장의 발언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이 AI 인프라 붐으로 막대한 수혜를 누리면서 그 과실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개장 직후 역사적인 8000포인트를 눈앞에 뒀던 코스피는 김 실장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장중 한때 5% 넘게 급락했다. 이후 김 실장이 "기업 초과이익에 대한 새로운 횡재세(windfall tax)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뒤 낙폭을 줄였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도 초반 급락 이후 상당 부분 회복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한국 증시 급등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80% 넘게 상승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두 배 이상 뛰었다.

프랭클린템플턴연구소의 크리스티 탄 수석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디지털화와 AI 시대의 공동 미래(shared future)에 대한 소유권 신호를 주고 싶어 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납세자들은 결국 자신들이 비용 부담 주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배당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 부담이나 정부 지출이 늘어날 경우 결국 투자와 고용 위축, 세금·국채 부담 증가, 물가와 재정 압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DS자산운용의 윤준원 펀드매니저는 "삼성과 SK하이닉스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집중된 좁은 시장 구조에서는 투자자들이 언제든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논쟁이 노동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도 짚었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18일간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