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카이치 위기 모면…외교적 지원 수사로 트럼프 달래"

6개국 '호르무즈 봉쇄 규탄' 성명…"트럼프, 日 가장 높이 평가"
호르무즈 해협 지원 방식은 아직 불명…"호위함 파견이 현실적"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쪽을 바라보고 있다. 2026.03.19.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해 동맹국들에 연일 불만을 표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위기는 모면하며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폴리티코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을 두고 "이란 전쟁이 상황을 어색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노골적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초반의 우려에도 순조롭게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 도널드뿐이다"라고 띄워주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트럼프의 전쟁 명분에 동조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면서 "우리는 목표를 함께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 내 많은 파트너에게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등 6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고 안전한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군함 파견 같은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지지 의사를 분명히 나타냄으로써 트럼프의 분노를 잠재운 것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동맹국의 추가 지원을 압박하고는 있지만, 사적인 대화에서는 '확실한 약속이 아니더라도 공개적인 성명이면 만족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이러한 점에 기반해 트럼프를 맞춰주려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 참여한 국가 중 일본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일본이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연합(EU) 국가들에 대해서는 "내 태도를 보고 훨씬 더 친절해지고 있을 뿐"이라며 "내가 보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했다가 철회한 직후 다카이치 총리가 처음으로 그를 대면하게 되면서 직접적인 형태로 파병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이날 회담은 대체로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평화헌법이라고도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국가의 교전권을 부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미국 요청에 따른 일본의 지원 범위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하기 위해 해군 함정을 파견하는 데 머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홍콩·마카오 주재 미국 총영사를 지낸 커트 통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긴 하지만, 상당히 무리가 따르는 해석이며 일본 내에서는 매우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