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로봇춤' 무대 200억씩 낸 中로봇기업들…IPO 빨라진다

유니트리 등 4개사 거액 찬조금 내고 춘완 스폰서 타이틀 획득
방송 후 로봇 상품 매진 행렬…흥행 힘입어 상장도 탄력 전망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제작한 로봇이 16일 저녁 CCTV에서 방영된 춘완에서 공중돌기 등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지난 16일 저녁 방영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 설) 갈라쇼 프로그램 '춘완'(春晩)에 출연한 대표 로봇기업들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협찬비'를 내고 무대에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무대로 흥행에 성공한 이들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중국 차이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 선전, 상하이 소재 로봇기업이 CCTV 춘완 출연료와 관련해 접촉을 한 결과 로봇 공연 찬조금이 1억 위안(약 210억 원) 이상에 달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또 다른 언론인 차이징에 "올해 춘완에 출연하는 기업은 각 사가 1억 위안의 찬조금을 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춘완에 등장한 로봇기업은 유니트리(위수커지), 매직랩(모파위안즈), 갤봇(인허퉁융), 노에틱스(쑹옌둥리) 등 4곳이다. 유니트리는 춘완 '로봇 협력 파트너' 자격을 얻었고, 갤봇은 '지정 휴머노이드 대형 모델 로봇' 타이틀을, 매직랩은 '지능형 로봇 전략적 협력 파트너' 타이틀을 각각 획득했다.

일각에서는 CCTV 측이 로봇 출연 독점 계약에 약 5억 위안을 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로봇 기업들 대부분이 스타트업인 만큼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여러 회사가 함께 CCTV 춘완에 출연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실제 즈위안(애지봇)은 1억 위안 비용이 부담스러워 춘완 무대를 고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1억 위안을 협찬비가 아닌 연구개발(R&D)에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올해로 세번째 춘완 무대에 섰던 유니트리의 찬조금은 다른 기업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현지 언론인 '중국기업인'은 전했다.

이는 지난해 CCTV 춘완에서 유니트리의 로봇이 출연해 전통춤을 추는 무대를 꾸민 후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춘완은 CCTV가 매년 춘제 전날 방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올해 생방송 시청자는 6억7000만 명에 달했고 TV 생방송 점유율은 13년 만에 최고 수준인 약 80%에 육박했다. TV, 뉴미디어 등을 통한 춘완 시청 및 조회수는 230억 회를 넘어섰다.

거액의 찬조금을 낸 로봇 기업들은 어느정도 방송 특수를 누렸다. 신경보에 따르면 춘완 방영 2시간만에 징둥 로봇몰을 통한 로봇 주문량은 150% 늘었다. 또한 춘완에 출연한 로봇은 방영 직후 매진됐다.

춘완으로 이름을 알린 로봇 기업들은 자금 조달 또는 IPO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상업화라는 중요한 전환기에 진입한 로봇 기업에 있어 춘완 무대가 '로드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올해 춘완 등장 로봇 기업 중 IPO 작업에 가장 속도를 내는 기업은 유니트리다. 유니트리는 이미 저장성 증권감독국에 상장 지도(튜터링) 등록을 완료하고 주관기관으로 중신증권을 지정했다.

올초 유니트리 상장을 위한 '패스트트랙'이 중단됐단 소문이 제기됐으나 회사 측은 상장 작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트리는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에 상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023년 5월 설립된 스타트업인 갤봇의 범용 휴머노이드 G1 모델은 이미 CATL 등의 생산 라인에 투입된 상태로 지난해 11월 주식 개혁을 마치며 상장을 위한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갤봇은 홍콩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봇은 설립 약 2년 반만에 430억 위안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인 쭈이미(드리미) 계열의 매직랩은 로봇의 응용이 가속화됨에 따라 상장 절차를 조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구스타오 매직랩 창업자는 "스마트 분야의 경쟁은 여전히 상업화 초기 단계에 있다"며 "미래 경쟁은 자원, 자금, 인재의 종합적 경쟁으로 발전할 것이며 회사 측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자원을 유치해 장기적 발전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에틱스 역시 올해 회사 이름을 '과학기술유한회사'에서 '과학기술그룹 주식회사'로 변경하는 주식제 개혁을 단행해 IPO를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