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관지 1면 장식한 미·중·러 정상 통화…트럼프보다 푸틴 부각

중러 정상, 전략적 협력 관계 과시…중미는 '대만' 등 민감 의제 다뤄
관영지 "중국, 강대국간 조정 추진…글로벌 전략적 안정 유지 의지"

2월 5일자 인민일보 1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화상 회담은 1면 왼쪽에,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통화는 오른쪽 상단에 각각 배치했다.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가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5일자 보도에서 시진핑 주석과 미국, 러시아 정상 간 연쇄 통화를 가장 중요한 기사로 다뤘다. 표현에 있어서는 중러 정상 통화는 '화상 회담'으로, 미중 정상 간 통화는 '통화'로 각각 설명했다.

통화 사실을 공개한 기사의 배치 위치와 배치 형식, 표현 문구 등을 보면 중러 화상 회담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인민일보 1면을 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화상 회담은 인민일보 제하 하단에 배치됐다. 통상 인민일보 1면에서 가장 중요한 기사가 실리는 위치다.

또한 시 주석 사진과 화상 회담 사진 2장을 게재했다. 화상 회담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개최한 이재명 대통령이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대통령과 비슷한 규모의 지면을 할애해 비중있게 다뤘다.

지난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3차례 통화를 진행했는데, 당시엔 모두 1면 오른쪽 상단에 관련 기사를 배치했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소식은 1면 오른쪽 상단에 배치했다. 이는 시 주석이 양국 정상과 연쇄 통화의 의제, 분위기 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과 러시아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새로운 발전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계절로 치면 언제나 봄"이라고도 언급했다.

미중 정상 통화에서는 무역·군사 및 대만 문제 등 민감한 국제 현안이 논의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핵심 사안"이라며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시 주석은 "미국은 미국 측의 우려가, 중국은 중국 측의 우려가 있다"며 "중국의 발언엔 반드시 신뢰가 있고 행동하면 성과를 거두며 말한 것은 반드시 실천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미국산 석유와 가스 구매, 중국의 추가 농산물 구매 검토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언론은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한 데 대해 관영지는 "강대국 간 조정을 추진하고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려는 중국의 행동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항상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새로운 대국 관계 구축을 몸소 추진하며 화해를 권장하고 대화를 촉진해 주요 이슈를 진정시키고 지정학적 게임을 넘어 세계 평화 유지를 위해 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 계열 SNS 뉴탄친은 시 주석이 같은 날 미국, 러시아 정상과 동시에 통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계가 중국을 더 중요시하고 중국의 발전 기회를 잡으며 중국의 경쟁자가 아닌 친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