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군수공장 국유화 후 민간위탁 검토…"유사시 안정적 공급"

방위성 관계자 "자위대 장기간 전투 지속능력, 안보 3대 문서 과제"
전후 평화주의 기조 훼손 우려도…"'평화 국가' 간판 내리는 움직임"

지난 2018년 10월 14일(현지시간) 일본 사이타마현 아사카 훈련장에서 열린 자위대 사열식 모습. 2018.10.14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일본 정부·여당이 군수공장을 국유화한 뒤 민간 기업에 위탁해 탄약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사시 자위대가 장기간 전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탄약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아사히신문은 22일 복수의 정부·여당 관계자를 인용, 국가가 군수공장 등 설비를 취득하고 민간에 운영을 위탁하는 'GOCO'(Government Owned, Contractor Operated·국유자산 위탁경영) 방식을 채택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GOCO 방식의 장점으로는 국가가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고, 민간의 노하우를 도입해 효율성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미국에서는 탄약 생산이나 F-35 전투기 등 제작에 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도입 검토 목적은 엄혹한 안보 환경 속에서 유사시에 필요한 생산 라인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생산 체제로는 유사시 곧바로 탄약 부족 문제를 겪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안보 3대 문서' 개정 검토를 지시하고 방위비를 증액하는 등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려 추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방위성 고위 관계자는 "안보 3대 문서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자위대가 장기간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자민당 안전보장조사회는 정부에 대한 정책 제언에서 '국영 공창(工廠) 도입'을 포함했다. 같은 해 10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 합의서에도 '국영 공창 및 GOCO에 관한 시책 추진'이 포함됐다.

공창이란 군에 직접 소속돼 군수품을 만들던 공장을 말한다. 구 일본 육·해군은 메이지 이래 공창을 직접 운영했으나 패전 이후 연합군이 해체했다. 1954년 자위대 발족 이후에도 무기 제조는 민간 기업이 담당했고, 정부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정부는 탄약 외에도 항공기, 잠수함 등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민간 기업의 방위 부문 재편을 시야에 넣고 있으며, 일부 기업과는 이미 협의를 시작했다.

군수공장의 국유화 움직임이 일본의 '전후 평화주의' 기조를 훼손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사카세이케이대의 사도 아키히로 교수는 "일본이 어떤 국가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평화 국가로서의 간판을 내리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GOCO 방식 도입으로 일본이 군사 분야에 극히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받아들이는 국가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며 "다카이치 정권에서는 특히 외교 전략 없이 '방위력 일변도' 정책 기조가 두드러지고 있어 위험하다"고 짚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