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포섭 시도에 "공자 말씀" 쳐낸 李…日언론 "균형외교 주목"

"한국 외교, '고래 싸움에 새우등' 교훈 아래 전략적 모호성 선택"
"트럼프 독단, 견고한 미일관계에…진보정권 中 기울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즉석 드럼 협주를 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드럼 스틱을 선물하고, 즉석에서 드럼 연주 방법을 직접 설명하며 합주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 2026.1.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일본 언론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잇따라 만난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 외교' 노선에 주목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중일관계가 악화한 뒤 중국이 '한국 끌어들이기' 공세를 펼치고 있음에도, 이 대통령이 중·일 양국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을 인용, "한국 외교가에서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열강에 휘둘려 온 역사를 교훈으로 삼을 때 쓰는 말"이라며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한국은 균형을 잡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한일 양국 정부는 1월 중 일본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으나 중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이 대통령이 단독으로 방일하게 됐다.

이후 한일 정상회담 일정 발표만을 남겨 놓은 시기에 중국이 갑작스럽게 이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했는데, 때문에 이 대통령은 일본이 아닌 중국을 먼저 방문하게 됐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지난 5일 한중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은 점도 '일본 소외 전략'을 뒷받침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시 주석은 "80년 전 중·한 양국은 막대한 민족적 희생을 치르며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는 승리를 거뒀고 오늘날 더욱 손을 맞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수호하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작년 11월 경주 정상회담 때 선물 받은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대통령, 김혜경 여사, 시 주석, 평리위안 여사. (공동취재) 2026.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곧이어 이 대통령이 중국에 머물던 6일 중국 상무부는 모든 이중용도 품목(민간·군사용으로 모두 쓰이는 품목)에 대해 일본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공자 말씀으로 들었다. '착하게 잘 살자' 그런 의미로 이해했다"는 반응만을 내놓은 것을 두고, 일본에서는 '중국이 바라는 대로 행동하지 않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지난해 9월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 초청을 받고도 참석을 보류한 것 역시 이러한 일본 측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닛케이는 "진보 정권 아래의 한국은 자칫 중국 쪽으로 기울 것처럼 보이지만, 독단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존재와, 한국에서 보기에 견고해 보이는 미일 관계가 이재명 정권을 붙들어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동맹파'로 불리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관료 출신 그룹이 주도하고 있지만, 북중과의 화해를 중시하는 '자주파'가 전면에 나설 기회를 노리고 있어 한국을 어떻게 붙들어 둘 것인지 일본 외교에 더 큰 전략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