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범 내일 결심공판…日언론 "외로운늑대 사전예방 긴요"

야마가미, 해외인터넷 동영상 보고 총 10정 제작…조력자 없는 범행
"단독 테러범 상당수, 인터넷에 자기 주장 올려…SNS 분석 필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2022년 7월 8일 일본 서부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맞고 쓰러진 가운데, 용의자가 현장에서 제압당하고 있다.. 2022.7.8 ⓒ 로이터=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야마가미 데쓰야(45)의 재판이 18일 마무리된다. 일본 언론은 인터넷의 보급으로 단독범의 테러가 쉬워졌다며 개인의 소셜미디어(SNS) 분석을 통한 사전 예방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나라지방법원은 18일 살인·화약류취급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5가지 혐의로 기소된 야마가미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1심 선고는 내년 1월 21일 이뤄질 예정이다.

야마가미는 지난 2022년 7월 8일 오전 11시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직접 개조한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야마가미는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1억 엔에 달하는 거액의 헌금을 바쳐 가정이 파탄 났고 앙심을 품은 끝에 교단과 가까운 사이였던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진술했다.

해외 인터넷 동영상에서 제조 방법을 참고해 약 1년 반에 걸쳐 수제 총 10정을 완성했으며 디자인은 미국의 게임을 참고했다고 야마가미는 덧붙였다. 제작 과정에서 조력자는 없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에서 조직적 배경을 갖지 않고 과격한 사상을 가진 개인에 의한 폭력이 확산하고 있다며 아베 총격 사건은 론 오펜더(단독 공격자)의 습격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어렵다는 걸 새롭게 부각시켰다고 짚었다. 론 오펜더는 서방에서는 론 울프(외로운 늑대)로 부르는 자생적 테러범을 뜻한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국제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에 따르면 근래 5년간 유럽과 미국에서 야마가미처럼 단독으로 공격을 준비하고 실행한 론 오펜더는 흉악 사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단독범의 표적은 정치 고위층까지 확대됐다. 2024년 미국 대선 연설 때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을 당했다. 같은 해 슬로바키아 총리에 대한 총격, 덴마크의 총리에 대한 습격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이재명 대통령은 흉기에 찔렸다.

과거 공격은 조직이 관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치안 당국은 조직의 동향을 감시하고 협력자의 정보망을 구축하는 휴민트(인적정보활동)나 통신·신호를 감청하는 방법을 구사해 혹시 모를 사건을 방지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도 폭발물이나 총기 제조 방법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따라 조직을 상대로 한 치안 당국의 기존 방식은 징후 감지가 어려워졌다며 '소셜미디어 인텔리전스'로 불리는 개인의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 활동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보고서에 따르면 1972~2015년 테러 사건을 일으킨 단독범 52명 중 50명이 자신의 주장을 문서나 영상으로 작성했다. 50명 중 24명은 이를 인터넷에 게재했다.

일본 경찰도 2026년 AI를 활용한 소셜미디어 분석을 실증 실험할 계획이다.

후쿠다 미츠루 니혼대학 위기관리학부 교수는 "참조 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도는 높아진다"며 "이미 발생한 사건에서 어떤 게시물이 올라왔는지 철저히 분석·축적해 나가는 게 리스크 파악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