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초고층 아파트 단지 화재로 13명 숨져…사상자 늘어날 듯(종합)

8개 동 중 7개 동에 불길…건물 갇힌 주민 수 파악 안돼
화재 원인 불분명…타이포 로드 전체 폐쇄하고 진압 중

26일(현지시간) 중국 홍콩 타이포의 '왕 훅 코트' 주택 단지에서 주민들이 불타는 대나무 비계를 바라보고 있다. 2025.11.26.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 26일 홍콩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큰불이 나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주민들이 건물 안에 갇혀 있으나 그 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FP·로이터·BBC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의 '왕 훅 코트'(Wang Fuk Court)에서 불이 나 아파트 여러 채가 불길에 휩싸였다.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소방관 1명을 비롯해 13명이 숨지고 10명 이상이 다쳤다.

홍콩 소방처 관계자 저우윙인은 "총 2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9명은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됐다"며 "다른 6명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 중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31층짜리 고층 아파트들로 이뤄진 이 주거 단지는 8개 동에 2000세대가 살고 있다. 강풍이 불길을 더욱 키워 단지 8개 동 중 7개 동으로 화재가 번졌다.

소방 당국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 51분쯤 최초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화재 경보는 오후 3시 34분쯤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 4단계로 격상됐다. 이어 오후 6시 22분쯤 최고 수준인 5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소방 당국은 건물 안에 남아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콩 교통부는 두 개 주요 고속도로 중 하나인 타이포 전체 구간을 폐쇄하고 버스를 우회 운행하고 있다.

40년 이상 이 단지에 거주했다는 해리 청(66)은 로이터에 "오후 2시 45분쯤 아주 큰 소리가 들렸다"며 인근 동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타이포는 중국 국경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약 30만 명이 거주하는 오래된 교외 지역이다. 왕 훅 코트는 고층 주거 단지 중 하나로 정부의 주택 소유 보조 제도에 따라 운영되며, 1983년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화재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주거단지는 약 1년 동안 보수 공사를 진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은 여전히 건설 현장에서 대나무 비계를 널리 사용하는 세계 마지막 지역 중 하나다.

홍콩 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올해 3월부터 도시의 대나무 비계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다. 공공 건설 작업의 50%는 금속 프레임 사용이 의무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구룡지역의 인구 밀집 주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