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방어·가리비로 점심"…대만 라이칭더, 중일 충돌 참전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 분노한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격 중단하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일 일본산 수산물을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중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에 맞서 일본을 두둔하는 움직임이다.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페이스북 등 SNS에 "오늘 점심은 초밥과 된장국"이라면서 "가고시마산 방어와 홋카이도산 가리비"를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라이 총통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X에 이 게시물을 올렸는데, X에는 중국어가 아닌 일본어로 올렸다.

중국 정부는 전날(19일) 일본 정부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중국은 일본 측이 약속한 기술 자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으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항의성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은 2023년 8월 일본이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그러다 올해 6월 조건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방침을 발표, 지난 5일 홋카이도산 냉동 가리비 6톤을 수입했는데 다시 2주 만에 수입을 중단한 것이다.

중국의 일본 수산물 수입 재금지에 대만은 반대 입장이다.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은 "중국이 경제적 압박으로 다른 나라를 괴롭힌 사례는 수없이 많다"며 "모든 것을 무기화하는 것은 문명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만은 이 중요한 시점에서 일본을 지지하고 정세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통의 게시물에는 "일본을 지지한다" "대만·일본 우호" "중국이 파인애플 구매 중단 때 일본이 도왔으니 이제 대만이 일본 요리를 즐길 때"라는 긍정적인 댓글이 많았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대만에서 발생한 학살을 상기시키는 등 비판적 댓글도 달렸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