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대란' 日다카이치 가방 뭐길래…"英 대처 핸드백만큼 강렬"
보좌관에게 맡기는 기존 여성 정치인들과 차별화…'철의 여인' 대처 스타일
日가죽브랜드 130만원 제품…'사나에 토트' 불리며 10개월치 주문 밀려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일본의 첫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64) 총리가 공식 석상에 들고 다니는 가방에 대해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이후 가장 강렬한 정치적 핸드백"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A4 용지 수납이 가능한 크기의 큼직한 가죽가방을 손에 들고 업무를 보러 다니고 있다. 일본 전통 가죽 브랜드 '하마노 피혁공예'가 제작한 이 가방의 명칭은 '그레이스 딜라이트 토트'지만 다카이치의 이름을 따 '사나에 토트'라고 불릴 정도다.
사나에 토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주요국 유력 여성 정치인들이 대개 핸드백을 들고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각각 자국 첫 여성 정상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가방을 직접 들진 않는다.
독일의 최장수 총리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도,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재무장관 등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들도 가방을 지니고 다니지만 대개는 보좌관이 들어준다. NYT는 "권력을 가진 남성은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데 왜 여성들은 그래야 하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대처 전 영국 총리가 과거 가방을 항상 끼고 다녔다. 그가 들던 '로너 런던'의 사각형 모양 가방은 '무기'이자 '권력의 상징'이었다. 오죽하면 대처의 강인하고 직설적인 면모가 핸드백으로 상대를 후려치는 것 같다는 의미의 신조어 '핸드배깅'(handbagging)까지 생겼다.
다카이치가 '대처 바라기'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존경하는 인물로도 대처를 종종 꼽아 왔다. 지난달 취임식에선 대처의 상징이자 승리를 의미하는 푸른색 재킷과 진주 목걸이를 착용했다.
보그 재팬의 에미 카미오카 패션 담당 디렉터는 "다카이치의 가방은 전문직 여성 이미지를 강조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한다'는 그의 공약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 덕분에 가방 제작사인 하마노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3만 6400엔(약 130만 원)인 이 가방은 한때 보수적이고 패션에 관심없는 여성들이 든다는 인식이 컸지만 이젠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사나에 토토는 현재 깡그리 매진됐다. 하마노 측은 10개월 치 생산량에 해당하는 주문이 들어왔다며, 내년 8월께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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