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칩 빼고 국산 채워라"…AI 자립 선포
진척률 30% 미만 공사, 이미 설치된 외국산 칩도 제거 명령
美 AI 반도체 기업 타격…中기업 점유율 확대 기회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중국 정부가 국가 자금을 지원받은 신규 데이터센터에 중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만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규제당국은 진척률이 30% 미만인 데이터센터에 이미 설치된 외국산 반도체를 모두 제거하거나 구매 계획을 취소하라고 명령하고, 진척률이 높은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기로 했다.
지침에 포함된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 반도체인 'H20'과 함께 B200과 H200 등 고성능 반도체도 포함됐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21년 이후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1000억 달러 이상의 국가 자금을 투입했다.
이번 지침의 적용 대상이 될 데이터센터의 수는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소식통은 엔비디아 반도체를 도입할 예정이던 중국 북서부 지역의 한 시설을 포함해 착공 이전 단계에서 다수 프로젝트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중국이 핵심 인프라에서 외국 기술을 배제하려는 가장 강력한 조치 중 하나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엔비디아를 포함해 첨단 AI 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인 '블랙웰'(Blackwell)을 다른 나라에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은 AI 반도체 자급률 제고에 적극 나섰다. 중국 정부는 올해 보안상의 이유로 자국 기술 대기업들의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를 막았다. 엔비디아의 중국 AI 칩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2년 95%에서 현재 0%로 떨어진 상태다.
또한 지난 2023년에는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마이크론 제품의 사용을 금지했다. 결국 마이크론은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지침은 자국 AI 반도체 기업들에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는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여러 AI 반도체 기업들이 있지만 엔비디아의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익숙한 개발자들은 중국산 반도체 사용을 꺼려왔다.
다만 이번 지침으로 미·중 간 AI 연산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SMIC(중신반도체) 등 중국의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제재로 인해 첨단 반도체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오픈AI 등은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로 구동되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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