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이시바 이어 안정적 한일관계 모색…中과는 갈등소지
아사히 "다카이치, 한미일 협력 바라는 美 의식해 한국에 우호적 발언"
중국에는 강경…"'다카이치 색깔' 전면에 드러나면 리스크 될 수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노선을 이어받아 안정적 한일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에는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3일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으로 한국 일부에서 한일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한국 언론 질문에 "한국은 일본에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정권 사이에서 쌓아온 한일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여러 우려가 있는 것 같지만, (나는) 한국 음식도 매우 좋아한다. 한국 화장품도 쓰고, 한국 드라마도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 중국 견제 목적으로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의 유지를 바라는 미국의 의중이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일 총재선거 후보 자격으로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기고문에서 심화시켜야 할 다각적 안보협력의 틀 중 하나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꼽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경 보수 성향이지만,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내세우는 이재명 정부와 안정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점에서 일치한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다만 중국에 대해 "할 말을 한다"라는 식의 강경한 자세는 여전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인 지난 9일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관한 회의에 메시지를 보내 "지금도 남몽골에서 중국 공산당의 탄압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우호적이어서 중국의 반발을 산다. 13일에는 엑스(X)를 통해 대만이 "극히 중요한 파트너이자 소중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24일 임시국회 소신표명 연설을 통해 중국에 대해 전임 내각과 마찬가지로 "전략적 상호 호혜관계"를 추진하겠다면서도 "안보, 경제 안보상 우려사항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축전을 보내지 않은 점도 다카이치 내각에서 중·일 관계가 이전 정부에 비해 경색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 대신 리창 총리가 21일 자로 축전을 보냈으며, 중국 정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뒤 2020~2024년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에게는 각각 총리 취임 당일 축전을 보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축전을 보냈는지 묻는 질문에 "외교 관례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며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앞서 궈 대변인은 지난 9일 다카이치 총리의 내몽골 자치구 발언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미야기 다이조 주오대 교수는 "중국, 한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면서 어떻게 우파의 핵심 지지를 유지할지가 정권 운영상의 과제가 될 것"이라며 "외교 안보나 역사 인식 문제를 둘러싸고 '다카이치 색깔'이 전면적으로 드러나면 일본 외교의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gw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