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추가 통제는 美강경파 경고용…국제사회 반발 역풍"
NYT "시진핑, 4중전회 앞두고 국내 여론 의식…정치적 도박"
美 넘어 EU까지 충격 받아…"중국의 과잉 대응으로 평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이 희토류 추가 수출통제라는 초강수를 둔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도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재점화하고 유럽의 거센 반발을 사는 등 더 큰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조처 이후 미중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자 중국은 한국 조선사(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식용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맞받아치며 보복전이 격화됐다.
중국의 이번 조처는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들이 미중 간 해빙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NYT는 풀이했다.
미중 정상이 지난달 19일 전화 통화로 무역 전쟁 휴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여겼는데, 불과 열흘 뒤 미 상무부가 중국 기업 제재를 확대하면서 중국이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오는 20~23일로 예정된 제10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내에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NYT에 "최고 지도자로서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는데, 열흘 뒤에 뺨을 맞는다면 중요한 정치 행사를 앞두고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중국으로서는 강하게 대응해 도발에 맞서 국익을 지킬 힘이 있다는 것을 국내에 보여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우 주임은 "(트럼프 행정부 내) 매파적인 사람들이 양국 관계를 탈선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이 틱톡 미국사업부의 매각에 합의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성의 표시를 했기에 불만이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의 강경책은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반의 반발을 샀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중국의 희토류 추가 수출통제를 '무기화'라고 비판하며 주요 7개국(G7)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선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중국이 상황을 오판했다"며 "전 세계가 중국의 조처를 보고 충격을 받았고 과잉 대응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제재 철회를 유도하고 전 세계적인 반발을 피할 수 있다고 지나치게 자신했다고 봤다.
중국의 이번 조처가 과거와 다른 점은 자국 영토 밖에서 이뤄지는 거래까지 통제하려는 '역외 적용'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디서든 중국산 희토류가 아주 조금이라도 포함된 제품을 수출하려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한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이런 초강수가 중국 경제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재 장기적인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에 몇 안 되는 성장 동력 중 하나가 수출이기 때문이다.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아시아학과 교수는 NYT에 "누군가의 시선을 끌려면 손을 흔들면 되지, 50구경 기관총으로 무장하고는 '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방식을 써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방식이 지나치게 위협적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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