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바깥 나온 北 김정은…푸틴 만나 트럼프 얘기 나눌까

AFP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 의향 밝힌 시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 때인 2018년 6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합의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중국 방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다음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 총비서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다.

김 총비서가 탑승한 전용 열차는 2일 오후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북중 정상회담은 2019년 6월 이후 6년여만, 북러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열린다.

AFP통신은 김정은의 이번 방중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밝힌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블라디미르 티호노프(한국명 박노자) 교수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 유용한 중개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비록 전범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됐지만 트럼프와 김정은 둘 다 신뢰하는 유일한 현직 권력자"라고 말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023년 9월 10일 오후 러시아 방문을 위해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 총비서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며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펼치다가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을 끝으로 국제무대에서 물러났다.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터지면서 북한에서 은신했다.

김 총비서의 해외 방문은 2023년 9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이후 처음이다. 중국 방문은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이번 방중으로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다시 두각을 드러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철 경남대 극동 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총비서의 방중이 성공적이라면 향후 외교적 성과를 추가로 거두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 주석의 평양 답방 가능성도 제기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군사·정치·경제·사회 전반에서 빠르게 밀착하고 있다.

이성현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연구원은 "푸틴과 시진핑이 김정은을 지지하면서 트럼프의 계산법이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골칫거리라는 평가를 전략적 영향력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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