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아랑곳없이…러시아 LNG 운반선 中터미널 입항"
블룸버그 보도…원래 제재 우려해 해상 하역
"중·러 밀착 상태…미국 반응 시험 의도인 듯"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북극 액화천연가스(LNG) 2 생산시설에서 출발한 LNG 운반선이 지난 28일 중국 베이하이 LNG 터미널에 도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입항은 해당 제재 시설에서 출발한 선박이 중국의 수입 터미널에 들어간 첫 사례다. 중국 국영 석유 가스 파이프라인 운영기업 '파이프차이나'가 운영하는 '아크틱 뮬란' 호는 지난 6월 초 러시아 동부 저장시설에서 LNG를 선적했다. 그리고 항해를 마치고 이날 중국 항구에 공식적으로 도착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9월 3일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푸틴은 해당 일정에 맞춰 중국의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할 예정이다.
북극 LNG 2 출항 선박들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보통 목적지 미표시 상태로 공해상에 들어와 부유식 저장고에 하역하거나 제3국 기업이나 중개업체 명의로 거래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으로, 전체 러시아 수출의 약 3분의 1을 구매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이 수익은 크렘린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는 데 재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가스 수송이 미국의 반응을 시험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의 가스 수입은 자국 내 생산 증가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파이프라인으로 직접 공급받는 양의 증가 등으로 감소세를 보인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분석가 얀에릭 펜리히는 블룸버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따라 이 거래가 단발성으로 끝날지, 아니면 북극해 항로를 통해 동쪽으로 향하는 선박들의 물꼬를 트게 될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 LNG 2 프로젝트는 러시아의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노바텍이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항의로 러시아산 연료 구매를 중단한 이후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러시아 북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를 부과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극 LNG 2는 지난해부터 제3국 국적의 노후 선박들로 구성된 '그림자 선대'를 통해 수출을 시작했으며, 수입 터미널 입항을 피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이전까지는 미국의 관세 위협으로 인해 러시아산 연료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래스카에서 회담한 이후에는 발언 수위를 낮췄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이중용도 기술을 제공하고 꾸준한 원유 수입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중요한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도 중국은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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