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 첫 통화…왕이 "양국 제3자 영향 받아선 안돼"(종합2보)

조현 장관, 왕이 방한 초청…왕 "편리한 시기 한국 방문"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베이징·서울=뉴스1) 정은지 특파원 정윤영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첫 전화 통화를 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이날 낮 12시부터 약 45분간 통화를 갖고 한중 양자관계를 포함한 상호 관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조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며 양국 외교 당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 장관은 사의를 표하고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양측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또한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고위급 교류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 성과를 함께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왕 부장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왕 부장은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번 통화는 조 장관의 취임에 따른 상견례 성격으로, 외국 장관급 인사로는 24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통화 이후 2번째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첫 소통은 대면 회담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조 장관은 오는 31일 루비오 장관과 워싱턴 D.C.에서 첫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통화 사실을 확인하며 대화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통화에서 "한중 양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 선린 우호를 고수하는 것은 양국 국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한국 새정부 출범 후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를 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고 이는 한중이 다음 단계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경주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도 왕 부장은 "중국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어 왕 부장은 "양국이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파트너가 돼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한국의 대중국 정책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예측 가능해 흔들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양국이 독립 자주를 고수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는 양측의 공동 이익에 기반해 양국 국민에게 이익을 주고 어떤 제3자도 겨냥하지 않고 제3자의 제약을 받아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한중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됐고 생산 및 공급망은 높은 상호 보완성을 갖고 있다며 "양측은 호혜 협력을 심화해 공동 발전을 실현해야 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수혜자로서 '디커플링'에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왕 부장의 제3자 및 다자주의 언급은 중국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휘둘리지 말고 양국이 함께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조 장관은 "한국은 양국 간 자유무역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한중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할 용의가 있다"며 "중국과의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고 역사을 직시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측은 전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