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아들 치료비 위해 절도…감옥서 임종 못지킨 아버지 '눈물'

병상의 아들을 만나고 있는 위씨 -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에서 아들 암치료비 마련을 위해 절도를 한 아버지가 수감되는 바람에 아들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사연에 누리꾼들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올해 29세의 위하이보는 중국 북동부 지린성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10대에 학교를 졸업한 후 요리사와 용접공으로 일하다 그는 20세가 되기 전에 여자친구와 결혼했다.

위씨 - SCMP 갈무리

결혼 이후 2014년에 아들 쟈웨가 태어났다.

위 씨는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며 한 달에 2000위안(약 38만원)을 조금 넘는 돈을 벌었고, 부인은 집에 머물며 아이를 돌보았다.

그런데 아들이 3세 때 계단에서 넘어졌고, 부상 치료를 받던 중 백혈병이 발견됐다.

그는 아들의 치료를 위해 톈진으로 이사했다. 그는 아들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아들의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

2021년 4월, 의사들은 수만 위안의 비용이 드는 치료를 추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는 수입이 없었다.

이 시점에서 한 친구가 그에게 길가 변압기의 구리를 돈을 받고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개 이상의 변압기를 훔쳐 구리를 약 3만위안(약 570만원)에 팔았다. 두 달 후, 그는 체포돼 4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돈이 너무 급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2023년 1월, 아들의 백혈병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교도관과 수감자들은 그를 위해 7만 위안(약 1329만원)을 모금했다. 그해 6월 위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교도소에서 가석방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너무 병약해 말을 할 수도 없었고, 위씨는 침상에서 울기만 했다.

한 달 후, 아들은 아홉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아들의 유골은 감옥 근처 호수에 뿌려졌다. 아버지 곁에 머물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들은 마지막 편지에서 "아빠! 내가 그리우시면 호수를 방문하세요. 나는 항상 거기에 있을 거예요"라고 썼다.

위씨는 지난해 11월 감형 후 석방됐다. 그 이후 그는 2주에 한 번씩 장난감과 음식 등을 가지고 호수를 방문하고 있다.

호수를 방문한 위씨 - SCMP 갈무리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의 누리꾼들은 일제히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당신은 훌륭한 시민은 아닐지 모르지만, 훌륭한 아버지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댓글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