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전후 80년 담화, 적절히 판단…역대 내각 방침은 계승"

마이니치신문 인터뷰…미일 신뢰 문제는 "트럼프와 회담 해봐야"
과거 총리들, 전후 50주년 '무라야마 담화' 시작으로 60·70주년 담화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언론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2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올해 80주년을 맞는 태평양 전쟁 패전에 관한 총리 담화 발표에 대해 "지금까지 경위도 감안해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바는 22일 보도된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담화를 내놓을 것인지, 또 내놓는다면 어떤 형태로 내놓을 것인지, 언제가 적당한지도 감안하면서 잘 생각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시바는 담화 발표 여부를 판단하는 시기와 관련 "언제 내느냐도 달려 있으나 너무 짧은 시간에 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기본적인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역대 내각의 방침은 기본적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현재 새로운 담화를 발표할지는 결정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경위도 감안하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야시는 "이시바 내각은 지금까지의 정상회담을 포함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해당 담화는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발표한 전후 50주년 담화를 시작으로, 60주년 땐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발표했다.

70주년 때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관련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무라야마의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 현직 총리가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 및 사죄'를 담은 최초의 사례다.

무라야마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통절한 반성의 뜻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밝혔다.

이는 일본의 공식 견해로 역대 내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고이즈미도 무라야마 후 10년 만의 담화에서 이를 계승했다.

고이즈미는 "우리나라(일본)는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 특히 아시아 국가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와 고통을 줬다"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 한번 통절하게 반성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베의 70주년 담화는 이른바 '과거형 사죄'로 한국 등에서 논란이 됐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만 했다.

한편 이시바는 지난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회담을)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며 "미일동맹의 신뢰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