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실보다 4배 부자 태국 왕실…자산 67조 왕가 1위

정확한 규모는 베일속

13일(현지시간) 서거한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왼쪽)과 시리킷 키티야카라 왕비(오른쪽), 아들인 마하 와찌랄롱꼰(64) 왕세자가 함께 서 있다. 사진은 1999년 12월 촬영됐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푸미폰 아둔야뎃(88) 국왕의 서거를 맞은 태국 왕가는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왕족으로 평가된다.

그는 2010년 7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자 왕족 재산 현황에서 300억달러로 세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불경법'을 시행하고 있는 태국에서 왕가의 재산과 관련한 언급은 엄격히 제한된다. 태국 헌법은 왕족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거나 위협하는 사람은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푸미폰 국왕 본인도 생전 발간된 국왕 전기에서 왕실재산관리국(CPB)에 대해 "매우 독특하고 상당히 비밀스러운 기관"이라고 묘사하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인정한 바 있다.

왕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기관인 CPB는 구체적인 자금 상황이나 집행 내역을 공표할 의무가 없어 사실상 정확한 규모는 여지껏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CPB에 대한 각종 연구를 수행해온 태국 학술기관이 2014년 추산한 재산 규모는 594억 달러(약 67조원)로 이는 영국 왕실에 4배에 해당한다.

CPB는 수년간 다양한 기업들에도 투자해 농업, 은행, 시멘트 등 기업들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왕가는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시암은행의 지분 23.69%를 소유하고 있으며, 태국의 산업화를 견인해온 시암 시멘트 그룹의 지분도 31.6%에 이른다.

또한 CPB는 태국에서 가장 많은 부동산을 보유, 4만건의 임대계약을 통해 막대한 수익도 내고 있다. 국왕의 전기 따르면 부동산 가운데 절반은 방콕 최고 부자 동네에 위치해 있다. 심지어 수익은 비과세여서 CPB는 2011년 출판된 푸미폰 국왕 전기 수익으로만 해마다 3억 달러(3396억원)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현재 독립기관인 CPB는 전제군주제 몰락 몇년 뒤인 1936년 처음 설립됐을 때만 해도 정부의 통제를 받았다.

그러나 10년 후 왕에게 모든 자산을 매매할 때 최후 결정권과 재산 관리 위원 7명 중 6명을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통제권은 다시 왕가에 넘어갔다. 1948년에는 아예 법에 "모든 수익은 오직 왕에 의해서만 지출될 수 있다"고 명시됐다.

CPB는 2차 대전 직후 태국의 경제 부흥기까지 외국 가업들에는 태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파트너였고 현재에도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

CPB의 재산은 왕실 유지와 왕궁 등 다른 왕가 시설의 보유 유지에 사용된다. 그러나 태국 정부로부터도 왕실 유지 자금으로 해마다 1억 7000만 달러(1920억원)을 지원 받는다.

정부지원금은 왕실을 관리하는 정부 행정기관인 궁내청 직원 월급과 다른 핵심 왕궁 사무실과 경비 비용 등에 쓰인다. CPB는 왕실 자금으로 농촌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복지 사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대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푸미폰 국왕도 자금을 지출할 때는 가능한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CPB는 최근 수년간 왕실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고 각종 사회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미지 쇄신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왕실 재산과 관련한 활동 일체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다.

CPB 국장은 국왕 전기에서 CPB의 은폐성을 둘러싼 비판과 관련 "무지가 각종 추측을 낳는 것은 맞지만 지나친 호기심 또한 위엄과 신뢰 관계를 손상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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