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긴장의 파고…12일 중재결정 핵심 6가지 정리
- 손미혜 기자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PCA)의 중국·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판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고비가 될 국제법정의 판결에 앞서 핵심 질문 6가지를 정리해봤다. 일본이 제기하는 독도 분쟁에서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우리에게도 초미의 관심 대상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란
필리핀은 중국이 2012년 필리핀이 자국령으로 주장해온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의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실효지배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유엔해양법조약(UNCLOS) 위반"이라며 PCA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필리핀은 중국이 어업을 방해하고 항행을 위협하며, 해양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국제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규탄했다. 필리핀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남해9단선'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부인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은 국민당 정부 시절이던 1947년 공식 지도를 만들면서 남중국해에 가상 경계선 '11단선'을 설정했고, 1949년 출범한 중화인민공화국이 이를 승계하면서 1953년 '11단선'을 '9단선'으로 변경한 새 지도를 만들었다. 중국이 사실상 해양경계선으로 간주하고 있는 이 '9단선' 내엔 남중국해의 80% 이상이 포함된다.
필리핀은 또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 매립 공사를 통해 인공섬을 조성하고 있는 것 역시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해양법조약에 명시된 내용은
필리핀의 분쟁 조정은 바다 이용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있는 유엔해양법조약에 기초하고 있다. 1982년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에서 채택되고 1994년 발효됐으며, 중국과 필리핀을 비롯한 165개국과 유럽연합(EU)이 비준했다.
유엔해양법조약은 영해의 폭을 해안에서 12해리(약 22.24㎞)로 규정하고 있으며, 배타적경제수역(EEZ)을 200해리(약 370.4㎞)로 설정, 연안국의 생물 및 비생물자원 탐사개발, 수역 내 경제적 개발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한다. 또 두 연안국의 수역이 중첩될 경우에 대한 분쟁 해결책에 대해서도 명시하고 있다.
중국의 9단선은 EEZ 바깥의 수역을 포함하고 있으나, 중국은 자국이 역사적으로 해당수역을 실효지배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해양법조약은 역사적 실효지배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지만, 필리핀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이 예외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역사적 실효지배는 만이나 연안수역에 대해서만 적용되며 공해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며 필리핀 측 주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해양법조약을 비준하지 않았다.
◇중국의 주장은 무엇인가
중국은 "영유권 문제는 당사국 간에 해결해야 한다"며 영유권 분쟁에 관한 필리핀의 PCA 제소는 물론, 그 판결 또한 인정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앞서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남중국해에 대한 어떤 중재 결정도 결코 인정치 않을 것"이라며 "이런 결정은 남중국해 영토 주권과 해양권익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중국은 유엔해양법조약은 '해상 분쟁'에 대한 부분만 관할하며 암초나 암석, 섬 등 영토에 대한 분쟁은 관할할 수 없다며 PCA 재판관과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분쟁에 대한 사법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중국은 이미 수년전 필리핀과 협상을 통해 남중국해 분쟁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PCA 판결은 왜 중요한가
중국과 필리핀뿐만 아니라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5개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연루돼 있다. 이들 간의 입장 차이는 때때로 소규모 접전으로 고조되기도 했으며, 사람들은 더 큰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2일 발표될 PCA의 판결은 이들 영유권 분쟁에 대한 첫 국제 판결로, 추후 다른 분쟁의 전례나 원칙으로 남을 것이다. 또 관련국들의 행동을 억제하거나 역으로 더 강경한 대응을 초래하는 등 남중국해 정치지형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는 당연히 중국이다. 중국은 필리핀이 PCA에 제소한 이래 스카버러 암초 매립 공사를 통해 인공섬을 조성하며 군사기지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PCA는 중국의 이같은 행보가 불법이라고 선언할 수도 있으며, 관련 문제를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내버려둘 수도 있다.
어떤 판결이 나오든,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국제법·국제기구를 준수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느냐 아니면 주변국에 일방적 행동을 취하는 강대국이 되느냐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중국은 왜 남중국해를 중시하나
중국 군사전략가는 중국이 미국을 서태평양에서 몰아내고 해군력을 확보,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남중국해 통제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경제를 활성화시킬 원유 등 해양 자원 확보도 배후에 있는 야심 중 하나다.
국내정치적 맥락도 있다. 중국 학생들은 남중국해가 고대부터 중국에 속해 있었다고 학습하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국가주의적 정서를 조성하고 중국군에 대한 권위를 강화하는 데 이용해왔다.
◇PCA가 中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는 PCA의 판결을 "수용하거나 인정,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PCA의 판결이 법적 구속력이 있다 하더라도, 당사국인 중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PCA는 집행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발적으로 인공섬 건설 계획을 폐기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이 PCA 판결을 남중국해 순찰 강화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활용, 중국에 반대하는 국제사회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 지도부는 계획을 철회하거나 주변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판결에 맞설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 외교관들은 이미 중국이 유엔해양법조약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하는 등 강경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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