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속으로 웃는다…北風에 개헌, 총선 일사천리
최종일의 [세상곰파기] 참의원 선거 앞둔 아베, 北 핵실험으로 호재 만나
-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일본의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며 결단코 용인할 수 없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일 오후 중의원 대표 질문에서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이같이 경고하며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와 협력해 북한에 단호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앞서 오전 10시 30분쯤 핵실험 징후가 감지되자 즉시 총리 관저에 대책실을 설치했고 아베 총리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여는 등 북한의 도발에 기민한 모습을 보였다.
동북아 안보 지형을 흔드는 수소탄 실험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공을 들여온 아베 정권에는 악재다. 하지만 안보 우려 고조는 올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베 총리에게는 분명하게 호재다.
아베 총리의 숙원은 평화헌법 개정이다. 이를 통해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만들려고 한다. 개헌을 위해서는 중참 양원에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고 국민의 지지(국민투표)도 얻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쉽지 않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도 여당 단독으로 3분의 2를 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세다.
조사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론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사이타마(埼玉)대학 사회조사연구센터와 실시한 조사에서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전쟁 포기'를 담은 9조 1항에 대해 응답자의 57%는 '개정해선 안 된다'고 했고, '개정해야 한다'는 답은 17%에 불과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다. 여론이 일거에 바뀌지 않는다고 해도 일본 여당이 우려하고 있는 참의원 선거 전 '후폭풍' 우려는 상당히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부는 2014년 7월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각의(국무회의) 결정했고 지난해 9월에는 이를 반영한 안보 관련 법안을 성립시켰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전쟁 법안"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참의원 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지원하는 시민연합을 결성했으며 야당 세력의 결집을 촉구하고 있다.
끊이지 않는 반(反)아베 구호 속에서 북한의 핵개발 등을 언급하며 "더 이상 한 국가에서만 자국의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한 아베 총리의 주장은 먹혀들지 않았다. 이와 맞물려 지난해 가을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2012년 12월 집권 이후 최저인 30%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안보 전문가로서의 안정적 이미지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올 초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법이 국민적 대논쟁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은 격변하고 있다. 북한은 일본의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는 수백발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핵 실험을 3회 실시했다"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는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을 이끌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투자 확대와 임금 상승 등으로 이어져 경기의 선순환을 낳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인구 감소 사회 극복을 위해 '1억총활약사회' 등을 다시 내세웠지만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 영역이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래저래 불확실성을 안고 있던 아베 총리에게 북한의 수소탄 실험은 호재임이 분명하다. 올 봄에 '깜짝' 발표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해 7월에 중참 양원 선거를 함께 치르는 것(더블선거)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이제는 고민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allday33@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