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입에 영어 비중 줄이고 국어는 늘리고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베이징시교육고시원은 지난 21일 고등학교 입시시험 및 대입 수능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고 22일 신화통신이 밝혔다.

베이징은 오는 2016년부터 총첨 750점인 가오카오 시험 과목 가운데 영어 비중을 기존 150점에서 100점으로 낮춘다.

반면 어문(중국어) 배점은 기존 150점에서 180점으로 확대키로 결정했다.

또 고등학교 입시 시험인 중카오(中考) 역시 영어 비중을 기존 120점에서 100점으로 낮추고 이 중 절반인 50점은 듣기평가로 출제된다. 어문 배점은 120점에서 150점으로 확대된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영어 과목 개설도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산둥성은 내년부터 영어 시험에서 듣기 평가 항목을 폐지키로 결정했으며, 장쑤성은 대입 수능 시험 과목에서 영어를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이다.

중국 전역에서 영어 시험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영어 비중 축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성·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중국이 대입 시험 과목에서 영어 시험의 비중을 줄이기로 한 것은 영어 교육이 과열되면서 사교육비 지출이 크게 늘어났을 뿐 아니라 역시, 정치 등 인문과학 분야를 경시하는 사회 풍토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국영라디오방송(CNR) 논설위원인 장빈은 "지난 1977년 가오카오 제도가 부활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영어를 배웠지만 개혁개방이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영어수업이 아니더라도 여러가시 수단을 통해 영어를 배울수 있게 되면서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교육의 기능이 상당부분 지워졌다"고 지적했다.

또 영어 교육열이 과열되면서 사설 학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영어 조기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사회적 비용의 지출이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도 영어 시험 비중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영어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중국 역사, 정치 인문과학을 경시하는 사회 풍토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십년간 주입식 영어 교육이 지속됐지만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인구가 전체의 5% 수준에 그친다는 통계도 영어 시험 제도 개혁을 부추겼다.

이에 대해 인민일보는 "영어 시험 비중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외국어 수준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오히려 영어 교육에 있어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영어 시험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한자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최근 중국 언론 등은 '중국인의 한자 쓰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문장을 잇따라 보도하며 자국민의 한자 사용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8월부터 중국 관영언론이 '한자 받아쓰기 대회'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으며 중국 유력 방송국인 후난위성티비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한자영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관게자는 "영어 시험 비중을 축소하는것이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험 제도 개혁을 통해 영어가 다시 '소통 도구'로서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베이징시가 대입 시험에서 영어 시험 비중을 축소한다는 보도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국어(중국어)가 다시 강해지게 됐다", "베이징시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는 등 환영하는 분위기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