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 기다리다 모두 죽고 말겠나' 사우디 '계승권자 고령화' 논란

8달사이 2명의 왕세제 연달아 사망..3세대도 이미 노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이 지난 17일 메카 그랜드 모스크에서 열린 나예프 왕세제 장례식에서 기도하고 있다. © AFP=News1

지난 8개월 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왕세제가 2명이나 사망함에 따라 왕위 계승을 젊은 세대로 넘겨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AF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사우디 왕실은 18일 국방장관인 살만 빈 압둘 아지즈(76) 왕자를 왕세제로 임명했다.

이는 나예프 빈 압둘 아지즈(78) 왕세제가 지난 16일 스위스에서 병원 치료 중 숨진데 따른 것이다. 앞서 (故) 나예프 왕세제는 지난해 10월 사망한 술탄 전 왕세제(당시 86세)으로부터 왕세제 자리를 이어받았었다.

88세의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건재한 가운데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고령의 왕세제들이 잇따라 사망함에 따라 사우디의 왕위 계승 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걸프 스테이츠 뉴스레터’의 엘리너 길레스피 편집장은 “1년도 안 돼 2명의 왕세제가 임명된 것은 ‘노인 정치’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연구소의 킨닌몬트 선임연구원은 “왕위 서열 2순위 겸 부총리를 누구로 지명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왕가를 세운 압둘 아지즈 왕의 왕세자였던 현 국왕은 1953년 왕위를 계승했다. 당시 압둘 아지즈 왕에게는 18명의 왕자가 있었다.

이중 고(故) 술탄 왕세제와 고(故) 나예프 왕세제, 살만 왕세제는 모두 압둘 아지즈 전(前) 국왕이 총애한 하사 알 수다이리 왕비의 7명의 아들들로, 현재는 살만 왕세제와 압둘 라흐만 왕자, 투르키 왕자, 아흐메드 왕자 등 4명이 생존해 있다.

왕실은 지난 2006년 35명의 왕자들로 구성된 ‘충성위원회(Allegiance Council)’에 왕세제를 선임하는 역할을 맡겼다. 그러나 병석의 국왕은 여전히 왕세제 선임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사우디의 칼럼니스트인 자말 하쇼기는 “사우디 왕실에서 장유유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故) 파이잘 국왕의 아들이자 압둘라 국왕의 조카인 메카의 할레드 왕자는 일부 삼촌들보다 나이가 많아 사우디의 왕위 계승 문제는 첩첩산중의 난제가 될 전망이다.

사우디 왕자들은 국왕의 견제 세력이기도 하다. 이는 사우디의 정치개혁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ioy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