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첫달만에 아랍경제 208조 증발…"GDP 4% 날아가"

유엔 고위관리 "호르무즈·바브엘만데브 분쟁에 교역 마비 수준"
호르무즈 하루 통과 선박 4척 불과…열흘 평균의 4분의 1로 급감

라니아 알마샤트 유엔 서아시아경제사회위원회(ESCWA) 사무총장. 2025.10.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시작하고 한 달 동안에만 아랍 경제권이 1500억 달러(약 208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고 유엔 고위 관리가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라니아 알마샤트 유엔 서아시아경제사회위원회(ESCWA) 사무총장은 이날 해양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식 회의에서 "개전 첫 달 아랍 경제권이 입은 1500억 달러 피해는 지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4%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개전 첫 달에만 이 같은 타격이 발생한 만큼 전쟁이 6개월을 넘어선 현재 역내 누적 피해액은 이를 아득히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가 이처럼 큰 이유는 중동 지역의 핵심 해상 통로가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25%와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19%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간다. 이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의 안보 위기가 커지면서 선박 운항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중동 산유국들은 에너지 자원뿐 아니라 암모니아·비료·유황·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의 핵심 수출국이기도 하다.

알마샤트 사무총장은 이 점을 짚으며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항행 위협은 단순한 군사 안보 문제를 넘어 교역과 경제적 안정, 필수 물자 공급망 전체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아랍 국가들의 경제 체질 개선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알마샤트 사무총장은 "이번 충돌이 길어지면 아랍 세계로의 해외 투자 유치와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경제 다각화 정책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전쟁 확산을 막고 해상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동시에 필수 물자 공급 차질에 대비한 비상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수는 날이 갈수록 줄고 있다. 알자지라는 17일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화물선이 단 4척에 그쳤다고 전했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약 120척이 오가던 해협이다.

이는 전날(6척) 대비 줄어든 것은 물론 최근 10일간의 일평균 통항량(약 16척)과 비교해서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다. 다만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한 선박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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