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예멘 석유 요충지 마리브로 공세 확대…사우디와 격전
홍해 연안 장악 이어 동부 내륙 진격…"2021년 이후 가장 치열한 수준"
전략도시 타이즈서도 충돌…사우디 공습에 후티 미사일·드론 대응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 장악에 이어 석유·가스 자원이 풍부한 마리브와 전략 도시 타이즈를 향한 공세를 확대함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의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홍해 연안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지역을 잇달아 장악한 후티가 내륙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최근 중부 마리브와 남서부 타이즈 일대에서 후티와 정부군 간 충돌이 "2021년 이후 가장 치열한 수준"으로 벌어졌다고 예멘 당국자들이 전했다. 후티는 2021년 당시 마리브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가 격퇴당한 적이 있다.
후티가 장악한 수도 사나로부터 동쪽으로 약 120㎞ 떨어져 있는 마리브는 예멘 최대 규모 석유·천연가스 매장지가 있는 곳으로서 예멘 정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거점으로 꼽힌다. 후티가 이곳을 장악하면 예멘 정부의 주요 재정 기반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정치적 정통성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단 판단에서다.
특히 마리브 동쪽으론 사우디와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예멘 최대 주(州) 하드라마우트가 이어진다. 아흐메드 나기 국제위기그룹(ICG) 예멘 선임연구원은 "마리브가 함락되면 후티가 사우디 국경에 가까이 가게 된다"며 "사우디는 이를 국가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남서부 타이즈는 후티가 장악한 북부와 예멘 정부가 통제하는 남부 해안을 잇는 교통 요충지다. 분석가들은 후티가 이곳을 포위해 예멘 정부의 임시수도 아덴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주요 도로를 차단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예멘 정부군과 사우디는 후티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전투기 등을 동원한 공습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또한 이날 사우디 전투기들이 타이즈와 하자주 등을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하루 전엔 마리브 상공을 날던 사우디 공군 F-15 전투기 1대를 자체 개발한 지대공미사일로 격추했다며 사우디 국기가 새겨진 항공기 잔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 민방위 당국은 이날 타이프주에서 요격한 후티 드론 파편에 맞아 예멘 국적 주민 1명이 숨지고 파키스탄인 등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후티가 이달 들어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이후 사우디 측에서 사망자 발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후티의 최근 공세로 예멘에선 이달 들어서만 10만 명 넘는 주민이 피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마리브·타이즈 등지의 교전이 한층 더 심화될 경우 10년 넘게 이어진 예멘 내전이 다시 대규모 인도주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ys417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