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호르무즈 '이중 봉쇄' 현실화…더 꼬이는 이란 전쟁

'친이란' 예멘 후티, 바브엘만데브 전략적 요충지 장악
외신 "미, 홍해 선박까지 보호해야 할 수도…유가 압박 심화"

바브엘만데브 해협 위성 사진. 2026.2.27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이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통제권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작전이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11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알자지라 등 외신을 종합하면 후티 반군은 예멘 항구도시 모카에 이어 홍해 연안의 두바브, 무라드까지 남진한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요충지인 페림 섬(아랍어 마윤 섬)을 장악했다.

페림 섬은 아프리카 대륙과 예멘 사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가장 좁은 지점에 위치한다. 이 섬을 점령하면 사실상 홍해를 드나드는 선박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후티 반군은 페림 섬을 활용해 홍해를 오가는 해상 교통을 더욱 면밀히 감시하고,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에 의존하지 않고도 역내 선박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홍해 연안 탈환을 시도하는 가운데 후티 반군이 본격적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 내 선박 통행을 통제하면 미국·이란 전선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지난 7월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파기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 공습을 다시 강화하는 동시에 해협 남쪽에서 미군이 호위를 맡는 비공개 안전 항로를 운영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후티의 세력 확장은 미국의 대이란 공세를 복잡하게 만든다"며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은 이란의 동맹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또 다른 주요 해상 요충지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 지도. 2026.3.26 ⓒ 로이터=뉴스1

매체는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통제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분투하는 상황에서 홍해 선박 운항까지 보호해야 한다는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최근 후티의 사우디 공습이 심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후티 공습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사우디에 후티 공격을 위한 '비물리적 지원'을 제공하되 중동 내 추가적인 전선 격화를 우려해 예멘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중동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이란이 역내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지르는 송유관을 통해 홍해에서 원유를 수출해 왔는데 후티 공세로 이 우회로마저 위협받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면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제2의 수송로를 통한 원유 공급마저 줄어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