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20년만에 이란 핵문제 안보리 회부…이란 "정치적 결정"(종합)
35개국 이사회 결의안 통과…작년 '의무 불이행' 판단 후속 조치
이란 "美·이스라엘 침략 현실 무시" 반발…中·러와 공동 반대 성명
- 이정환 기자,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장용석 기자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 비확산 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란을 20년 만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자 이란이 "정치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IAEA 35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이사회는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어 이란의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문제를 안보리에 보고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이 이번 결의안을 제안해 찬성 23표, 반대 3표, 기권 8표로 통과됐다. 반대 국가는 러시아, 중국, 니제르였다.
이번 결의안은 지난해 6월 12일 IAEA 이사회가 채택한 결의안의 후속 조치다. 당시 IAEA 이사회는 이란이 신고하지 않은 장소에서 발견된 우라늄 흔적에 대한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며 이란이 비확산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IAEA 규정상 의무 불이행을 안보리에 공식 보고하려면 별도 결의안이 필요해 이번 결의안 표결이 이뤄졌다.
지난해 결의안 채택 다음 날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 폭격을 시작했고, 이후 미국도 공격에 가세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들이 파괴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폭격 피해를 본 핵시설에 IAEA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 데다, 고농축 우라늄 재고에 대한 검증도 제한해 왔다. IAEA는 이란이 지난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전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 440.9㎏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란 측은 이번 결의안이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의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유엔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번 결의안이 "핵 비확산 체제 전체의 추가적 침식과 궁극적인 붕괴를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대표부는 "현재 상황은 오직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의 범죄적인 침략 행위로 인해 조성됐다"며 "과거 IAEA 이사회의 유사한 결의안들은 외교적 해결책을 찬양했으나, 미국은 거의 즉각적인 불법 무력 사용에 의존했다"고 덧붙였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서방 국가들이 "이란의 안전보호 대상 핵시설을 공격해 정상적인 검증 과정을 방해하고, 그 방해 자체를 결의안 발의의 구실로 삼고 있다"며 "이러한 정치적 태도 표명으로는 자신의 정책과 행동의 실패를 보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레자 나자피 주비엔나 유엔 이란 대사는 기자들에게 이번 결의안이 "정치적 수단"이라고 일축하며, 향후 사찰에 대해서 "이란은 상황과 안전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부로 이란 핵 문제는 다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사안으로 넘어가게 됐지만, 안보리가 추가 제재 등 실질적 조치를 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란과 가까운 중국·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IAEA 결의안을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이란과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결의안 초안은 공동 작성국들이 이란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고 이란과 국제기구 간의 협력을 훼손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주장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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