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SIS "이란 '곡괭이산' 핵시설, 올해 들어 건설활동 급증"
"굴착→내부 공사 넘어간 듯…MOU 협상 기간에도 계속돼"
"현재 농축 작업은 불가한 수준…외교만이 핵 야심 억제 가능"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 중부 나탄즈 인근의 새로운 지하 핵시설 '픽액스 마운틴'(Pickaxe Mountain·곡괭이산)에서 올해 들어 시설 착공 이후 최대 규모의 건설 활동이 급증한 모습이 포착됐다.
9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20년부터 최근까지 곡괭이 산과 나탄즈 핵시설을 촬영한 다중 출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CSIS는 부지 내 5개 핵심 지점과 이를 잇는 도로에서 3단계 활동 양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020~2024년 4월(1단계)까지는 대규모 굴착과 초기 부지 조성이 이뤄졌고, 올해 1월(2단계)까지는 상대적 소강 국면이었다.
이후(3단계) 모든 도로 구간에서 통행량이 동시에 늘었고 갱도 입구와 도로 주변의 단단한 표면 반사 신호가 늘었다. 차량과 자재, 통행, 다짐 작업 등의 영향으로 지면이 단단하게 다져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갱도 입구 보강·강화, 내부 도로망 포장, 출입 구역 주변 보강, 굴착 공사 후 남은 흙의 평탄화·제거 작업 등의 건설 활동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CSIS는 부지 공사 단계가 굴착에서 지하 시설 내부 공사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가 정한 협상 기간에도 건설이 이어졌다고 봤는데, 이번 분석 결과가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곡괭이 산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남쪽으로 2㎞ 떨어진 대규모 지하 터널 단지다. 이란은 2020년 나탄즈 지상 작업장이 이스라엘의 파괴 공작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뒤 인근에 지하 원심분리기 조립시설을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곡괭이 산에 대한 정보와 시설 접근을 요구해 왔으나 이란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곳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가 보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CSIS는 이번 분석 결과가 "이란이 원심분리기를 곡괭이 산으로 옮겼다는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뒷받침할 순 없다"면서도 "농축이 이 시설의 목적이라 해도 현재로서는 아직 농축 작업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근거로는 지속적인 건설 활동, 내부 보안 태세 강화 정황의 부재, 비건설용 차량 및 장비가 관측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1일 곡괭이 산을 겨냥해 "조만간, 그것도 매우 강하게 그 지역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SIS는 화강암 산에 깊이 매설된 이 시설을 미군이 보유한 가장 큰 재래식 벙커버스터로도 파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순항미사일로 터널 입구를 붕괴시키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면, 몇 달마다 반복적으로 이란을 폭격하는 것은 불충분하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며 "결국 이란의 핵 야심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하고 지속 가능한 해법은 검증 가능한 외교적 합의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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