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 파병시 심각한 결과…美침략 직접 지지 간주"(종합)

이란 외무부 대변인, SNS에 한국어 경고문 게재
트럼프, 韓 등 각국에 호르무즈 파병 압박…李대통령 "고민 깊다"

바가이 대변인이 엑스에 게재한 한국어 경고 이미지. 2026.09.07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경우 미국의 이란 침략을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7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한국어로 "이란과 대한민국의 관계는 64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양국 관계는 줄곧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며 "이란은 대한민국과의 우호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란 국민이 미국의 침략적 행위에 맞서 자위하며, 여성과 어린이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주권과 책임을 가진 어떠한 국가도 미국의 압력과 협박에 굴복하여 위대한 이란 국민을 상대로 한 침략 행위와 끔찍한 범죄의 공모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릅니다'라는 한국어 경고문이 쓰인 이미지를 함께 게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바가이 대변인의 이번 게시물에 대해 "이란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내 군사적 역할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다만 "이런 경고는 한국 정부가 해당 전략적 해협의 항행의 자유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이후 나왔다"며 "(한국은)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소고기 가공 및 사육 농가와 관련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2026.09.04 ⓒ AFP=뉴스1

이란의 한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도 지난 4일 레바논의 친이란 성향 매체 '알마야딘'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한국이 미군의 불법 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워싱턴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2월 말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이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해 한국·일본과 유럽 등 각국이 병력을 파견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40여 개국이 참여하는 다자 협의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 이니셔티브' 동참을 검토하며 이란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한미 연합군사 훈련 대폭 축소를 전격 지시하면서 "다소 관련이 없겠지만(?)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는데 그들은 '사양한다'(No thanks)고 답했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4일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군사적으로 예민하다.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