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준 땅" 외치며 서안서 만행…이스라엘 극우 청년집단 정체

WSJ '힐톱 유스' 집중 조명…팔 주민 위협해 내쫓고 무허가 정착촌 건설
세속법보다 '종교적 사명' 우선시…철거 나선 이스라엘 군·경도 공격

이스라엘 극우 정착민 청년 집단 '힐톱 유스' 회원들이 2025년 11월 17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도시 사으이르 동쪽의 유대인 정착촌 메차드 인근의 불법 전초기지를 철거하는 이스라엘 보안군과 충돌하며 중장비 위에 올라서 있다. <자료사진> 2025.11.17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급증하는 이스라엘 정착민의 폭력 배후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부 허가 없이 서안 곳곳에 전초기지를 세우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는 이스라엘 극우 청년 집단 '힐톱 유스'의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6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힐톱 유스'는 젊은 남녀를 중심으로 구성된 극우 정착민 네트워크다. 이들은 서안 언덕과 농촌 지역을 옮겨 다니며 천막이나 이동식 주택 등을 설치해 땅을 점유하고 있다.

처음엔 임시 시설을 설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택이나 농장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는 이스라엘 국기나 '다윗의 별'을 내걸고 팔레스타인 주민 접근을 막는 방식으로 영유권을 행사한다.

WSJ는 이들의 행동엔 강한 종교적 신념이 깔려 있다고 전했다. 힐톱 유스 구성원들은 구약성서 민수기 구절 등을 근거로 서안을 신이 유대인에게 약속한 땅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법·행정 체계조차 종교적 사명 아래에 있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지에선 이들의 폭력 활동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까이서 노려보거나 침을 뱉고 차량 통행을 막는 행위부터 주택 난입, 방화, 폭행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감시카메라엔 복면을 쓴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농가의 가축을 때려죽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들은 정착민들의 무허가 전초기지 철거에 나선 이스라엘 군과 경찰을 공격하기도 한다. 전초기지를 철거하면 곧바로 다시 세우는 식으로 당국과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 고위 관계자는 "일부 전초기지의 경우 철거·재건을 100차례 가까이 반복했다"고 전했다.

힐톱 유스의 세력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더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수십 곳의 전초기지에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수㎢ 규모의 토지를 유대인 정착민들에게 개방했다. 정착촌 감시단체 피스 나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안에 새로 생긴 불법 전초기지는 수백 곳에 달한다.

힐톱 유스는 서안의 법적·행정적 구획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 지역에까지 들어가 전초기지를 세우면서 이스라엘 군의 개입 여부를 시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의 활동은 서안의 팔레스타인 영토를 잘게 쪼개 향후 독립 국가 수립 가능성을 약화하는 효과도 낳고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힐톱 유스 등에 부과했던 제재를 작년에 해제했다. 그러나 최근 정착민 폭력이 급증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이들에 대한 비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최근 서안 쿠스라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협한 정착민들을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