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원센터서 영·독·伊 추방 검토…정착촌 비판 보복

스페인·네덜란드 이어 비판적 유럽 국가에 대응 확대
이스라엘, E1 대규모 정착촌 강행…실행시 '두 국가 해법' 위험

요르단강 서안지구 이스라엘 점령지의 한 유대인 정착촌의 모습.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대규모 정착촌 건설 계획을 비판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을 가자지구 국제지원센터(IGSC)에서 추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IGSC에서 영국, 이탈리아, 독일을 추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IGSC는 과거 민군조정센터(Civil-Military Coordination Center)에서 명칭이 변경된 다국적 연합 기구로 이스라엘 남부 키리야트 가트에 있으며 이스라엘군과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중동 국가 등 약 50개국 및 국제기구에서 파견된 약 600여 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IGSC의 역할은 가자지구 휴전 이행을 감시하고, 인도적 구호물자 수송, 재건 지원 및 안정화 작업을 조율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유럽 3개국을 IGSC에서 추방하려는 것은 최근 유럽 국가들이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동부 1호(E1) 지역에 대규모 정착촌 건설하려는 계획을 강하게 비판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은 지난 20일 공동 성명을 통해 "E1 정착촌 프로젝트에 대한 건설 입찰을 공고하기로 한 이스라엘 정부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게 이스라엘 정부가 E1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입찰을 철회하며 모든 정착촌 확대를 중지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두 국가 해법이 파괴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1 지역은 서안지구의 북부와 남부 중간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이곳에 정착촌이 건설될 경우 서안지구는 사실상 남북으로 갈라지게 되고, 팔레스타인이 미래 수도로 삼으려는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가 단절돼 두 국가 해법을 흔든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내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영국은 IGSC에서 퇴출될 가능성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이미 스페인과 네덜란드를 본보기로 삼았기 때문에, 영국의 강경해진 입장에 대해 일종의 보복을 예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는 이탈리아와 독일이 IGSC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이스라엘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에 앞서 스페인과 네덜란드를 IGSC에서 퇴출시킨 바 있다.

사르 장관은 지난 4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정부의 강박적인 반이스라엘 편향을 이유로 스페인 대표들의 IGSC 참여를 금지했으며, 지난 25일에는 정착촌 생산품 수입을 금지한 네덜란드 대표들을 IGSC에서 퇴출시켰다.

이스라엘이 다국적 기구인 IGSC에서 일방적으로 타국 대표들을 퇴출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IGSC가 이스라엘 영토에 있기에 외국인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주권적 권한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IGSC에서 대표들을 퇴출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