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전쟁' 비웃는 이란 저항경제…"中반발은 또 어쩌고"

CNN "이란이 경제 압력에 굴복·붕괴한다는 생각은 착각"
"中압박·동맹국 협력 긴요"…시진핑 방미·중간선거가 변수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30일(현지시간) 설치된 현수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이란 미사일 체계가 함께 담겨 있다. 2026.07.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군사력보다 경제적 압박에 초점을 두기 시작하면서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대해 미국 CNN 방송은 20일(현지시간) 이란이 "수십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경제 제재를 견뎌내 왔다"며 이로 인해 이란이 미국과의 갈등에서 물러설 것으로 보는 분석가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50년 제재 버틴 이란…"경제적 압력 굴복 예상은 착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들과 함께 발언하고 있다. 2026.08.19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을 향해 "오늘 나는 지금까지 그 어떤 국가를 상대로도 시행된 적 없는 가장 파괴적인 경제 작전을 발표한다"며 "이는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작전이자 고립 작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경제적 디데이(Economic D-Day)'가 될 것이며, 이란의 위협을 고립시키고 물리치기 위해 모든 동맹국이 미국과 함께해야 한다"며 "이란에 생명줄을 제공하도록 하는 모든 국가는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석유 밀수, 통화스와프, 현금 송금, 환전소, 선박 등록, 위장회사 등 이 모든 것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해당하는 국가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과 적대 관계를 돌아선 뒤 47년간 미국의 단독 제재뿐만 아니라 핵 개발 의혹으로 인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까지 받아 왔다.

이후 지난 2015년 이란 핵 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라 일부 제재가 완화됐으나 1기 트럼프 행정부는 JCPOA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으로 선회했다.

전세계 기업에 제재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인 '생션스.io'(sanctions.io)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란은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제재를 받는 나라였다.

다니엘 시트리노비치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압력에 굴복해 붕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적 압박이 이란에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는 있겠지만 "이란의 전략적 계산이 이러한 압박 때문에 바뀔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방미 앞 中압박 곤란…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율은 역대 최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15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5.15. ⓒ 로이터=뉴스1

물론 미국이 이란에 경제적으로 실질적인 타격을 끼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루도빅 후드 선임 연구원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수입을 차단하기 위한 지역적·국제적 압박과 IRGC의 대리세력에 대한 새로운 대응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미국이 이라크, 레바논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인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이란의 인플레이션과 자본 유출을 악화시켜 이란 정권의 장악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은행 위기를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이후 오히려 동맹국들을 위협해 관계를 악화시켰다. CNN은 동맹국과의 협력이 "현 행정부의 전문 분야가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경제 압박을 더 강화한다면 오는 9월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중관계를 크게 악화시키게 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 상황도 변수다. 지난 17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33%로,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란 또한 이를 간파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 유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유가 상승은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 표심을 더 흔들 수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여파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내심이 이란 정권의 인내심보다 먼저 바닥나지 않을까'라는 질문과 씨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