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모즈타바, 강경파 전면 배치…美와 '장기 대치' 채비
호르무즈 협상 난항 속 안보수뇌부 재편
WSJ "휴전·타협 선호 세력 견제 가능성"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군과 안보 분야 요직에 강경파들을 잇달아 배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장기 대치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핵 문제 등을 놓고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타협보다는 대미 강경노선을 유지하겠단 신호일 수 있단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모즈타바가 9~10일 이란 정부의 안보·군 지휘부를 대대적으로 재편했다"며 "미국과의 대치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WSK에 따르면 이번 지휘부 재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모흐센 레자이 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의 복귀다. 레자이는 이란의 안보·외교정책을 조율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모즈타바는 별도 칙령을 통해 레자이를 최고지도자의 SNSC 대표로도 임명했다.
SNSC는 대통령이 형식상 의장을 맡지만 군·정보기관·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여해 전쟁·외교 등 주요 국가안보 정책을 결정하고 최고지도자가 최종 결정권을 갖는 핵심 기구다.
올해 71세인 레자이는 1981~97년 IRGC를 지휘하며 이란·이라크전을 치른 대표적인 안보 강경파다. WSJ는 레자이에 대해 "과거엔 핵 문제 등에서 다소 실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고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양보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도 "레자이 등용은 휴전을 유지하거나 미국과 일정 수준의 타협을 모색하려는 세력을 견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모즈타바는 군 지휘부도 대미 강경파 중심으로 재편됐다. 소장 진급과 함께 IRGC 총사령관에 임명된 아흐마드 바히디가 대표적이다.
특히 호세인 타에브 전 IRGC 정보국장은 민병대 조직인 바시즈 사령관으로 복귀했다. 바시즈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온 조직으로서 타에브는 과거에도 이 조직을 지휘한 적이 있다. 이후 10년 이상 IRGC 정보조직을 이끈 타에브는 모즈타바와도 오랫동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대이란 선제공격을 통해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이란의 군·안보 수뇌부 상당수를 제거했다. 당시 미국은 이란 체제가 곧 와해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 아들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이번 인사를 통해 자신만의 안보 지휘체계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단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란이 사실상 통제하는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협상이 난항을 겪는 시점에서 강경파가 전면 포진한 이번 인사는 조기 타협 가능성을 더욱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부친이 사망한 공습 당시 얼굴·다리 등을 다친 것으로 알려진 모즈타바는 이후 공개 석상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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