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도 '휴전' 균열…"대통령·외무장관, 강경파에 공격당해"

NYT "하메네이 장례 중 충돌…대미 협상 놓고 내부 갈등 심화"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페르도시 광장에서 시민들이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운구 행렬에 모여 있다. 2026.07.06.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미국·이란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휴전' 합의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란 내에서도 대미 협상을 둘러싼 분열이 격화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특히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니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장례식에 참석한 '협상파' 정부 인사들이 강경파 지지자들로부터 공격당하는 일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6일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운구 행렬에 함께했다가 강경파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유화론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넘어뜨리려 했고, 이에 경호원들이 군중을 밀쳐내며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끌어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하메네이 장례 중 골목길에서 군중들에 쫓기다 돌에 맞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관련 영상엔 군중들이 아라그치 장관에게 욕설을 퍼붓고 죽음을 요구하는 장면이 담겼다고 NYT가 전했다.

이와 관련 이란 정부 관계자와 협상 지지자들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라그치 장관을 공격한 이들을 체포하고 사법부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아들이자 보좌관인 유세프 페제시키안도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대미 관여 정책을 옹호하며 강경파의 공격을 비판했다. 그는 "(하메네이 장례와 관련한) 분노가 우리 관리들을 향하고 국내 단합과 더 큰 이슬람의 단합을 겨냥한다면, 이는 적의 도구가 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란의 내부 갈등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놓고 미·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재개되면서 더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란이 지정이 항로 등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6~7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상선 3척을 잇달아 공격했고, 이에 미국은 8일 이란 남부 지역의 군사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가했다.

IRGC 또한 미군의 이번 공습에 맞서 쿠웨이트·바레인 주둔 미군기지를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충돌은 한층 격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이란과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른 휴전이 "끝났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NYT는 복수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 "미국의 대이란 추가 공습과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종료 선언에 앞서 이미 이란 지도부 내에선 미국과의 합의에 대한 균열이 나타나고 있었다"며 "현재 이란 정치권은 혼란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이란 내 협상파는 "미국이 휴전 합의를 어겼다"고 비판하면서도 외교적 관여는 필요하단 입장인 반면, 소수 강경파는 "미국과 어떤 합의도 해선 안 된다"며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라그치 장관 등에 대한 책임론까지 주장하고 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NYT는 "이란 정치권은 (미국과의) 무력 충돌을 재개할지 외교적 관여를 이어갈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다만 이들은 미국의 추가 공격엔 강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앞서 미국을 향해 "경쟁자를 괴롭히고, 장애물을 만들며,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