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코미디언, '에르도안 독재자' 표현에 구속…"공개적 증오 선동"

코미디 공연 영상 유튜브 조회수 900만 돌파…"대통령 모욕·이슬람 비하 혐의"

튀르키예 좌파 성향 인사들이 3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찰라얀 법원 앞에서 '데니즈 괵타시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7.03.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튀르키예의 유명 코미디언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모욕한 혐의로 지난 3일(현지시간) 구속됐다.

로이터·AFP통신, 튀르키예 하베르튀르크에 따르면 튀르키예 경찰은 전날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데니즈 괵타시(32)를 이스탄불 공항에서 체포됐다.

괵타시는 검찰 조사 이후 구속영장 청구와 함께 법원으로 심사를 받기 위해 이송됐다. 괵타스의 변호인은 그가 대통령 모욕과 증오 선동 혐의로 기소됐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괵타시는 지난달 1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중 튀르키예의 정치 상황을 풍자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모욕하는 한편, 쿠란의 이슬람 교리를 비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괵타시가 지난달 24일 유튜브에 공개한 공연 영상은 9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친정부 성향 사바흐는 종교 소재 농담에 불쾌감을 느낀 수십명의 시청자가 괵타스를 고발하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괵타시는 경찰 진술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른 것은 '정치적인 정의'일 뿐 모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발언이 수년간 지속된 쿠란 해석 논쟁을 언급한 것이라며, 신앙을 가진 사람을 모욕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은 괵타스의 발언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명예, 존엄, 위신을 훼손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내용이 담겼으며,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또한 괵타스의 "증오와 적대감을 공개적으로 선동하는 발언"이 공공 안전의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튀르키예에서는 최근 정부에 비판적인 예술가, 언론인, 정치인들이 사법 당국의 수사와 재판을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반대 진영에서는 튀르키예 당국이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튀르키예 정부는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리치다을루 대표는 이날 법원을 찾아 민주주의 체제에서 예술가는 말할 자유가 있다며, 정치인들 역시 예술가들의 비판을 관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