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가자지구 통치기구 20년만에 공식 해산(종합)

'말 아닌 행동' 지켜보겠다는 미국…이스라엘은 '침묵'
행정권 이양 선언했지만 무장해제는 '거부'…핵심 쟁점 여전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시티에서 파괴된 건물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2025.10.12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약 20년간 가자지구를 통치해 온 사실상의 정부 기구를 해산하고 기술관료 중심의 민간 정부로 행정권을 이양한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 주도 평화 협상 국면을 타개하고 이스라엘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마일 알타와브타 하마스 공보실장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 전반을 관장해 온 '정부 비상위원회'를 해산하고 위원장이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알타와브타는 이번 조치가 "미국이 지원하는 평화안 이행에 대한 하마스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가자행정국가위원회'(NCAG)로의 행정권 이양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NCAG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평화 계획에 따라 구성된 15인의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위원회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의 발표가 당장 가자지구 내 실질적인 통제권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마스는 기존 부처의 행정 인력과 공무원들은 그대로 유지되며, 휴전 협정 이후 하마스 통제하에 남은 구역의 치안과 경찰 업무는 계속 관할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행정권 이양을 약속하면서도 군사적 영향력은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평화안 이행을 감독하기 위해 설립한 평화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우리의 평가는 말이 아닌 행동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진정한 권력 이양을 위해서는 NCAG가 가자지구 내 모든 무기를 통제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알리 샤아스 NCAG 위원장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필요한 자원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가자지구 내 행정책임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단일한 법과 권력, 그리고 그 권력에 종속된 단일한 무기 체계가 필수적"이라며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현재 미국 중재 평화안은 1단계 인질 석방 이후 다음 단계인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문제를 두고 몇 달째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무장을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역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하마스의 발표 당일에도 가자시티 등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측은 이번 하마스의 발표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군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하마스가 선제적으로 통치 기구 해산 카드를 꺼내 들며 평화안 이행의 공을 이스라엘과 국제사회로 넘긴 가운데 영구 휴전과 재건을 향한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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