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호르무즈 '수수료' 불가피 판단"…오만 제안 힘얻어

블룸버그 "유럽과 걸프국 일부, 긴장 완화 차원서 입장 완화"
강제 통행료 징수 대신 '서비스 대가'로 자발적 기금 조성 방식

호르무즈 해협 지도 일러스트. 2026.03.2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럽 주요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있어 일정한 서비스 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2명은 이에 더해 걸프 아랍 국가 관리 일부도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긴장 완화 차원에서 수수료 부과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릴 용의를 내비치는 국가가 일부 있다는 것이다.

유럽과 걸프 국가들이 공식적으로 이런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호르무즈 해협에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은 막기 어렵다고 여기는 정서가 일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소식통들은 유럽 국가들이 이란과 오만 당국에 '선박 국적에 따른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해 왔다고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자칫하면 이 일이 선례처럼 작용해 다른 국가들이 자국 영해와 가까운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사항으로 지목된다.

바레인 정부는 "해협을 통한 국제 해운의 자유롭고 방해받지 않는 통항은 국제법의 문제이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수수료나 통행료 징수를 수용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상설 통행료 체계 구축을 두고 논의 중인 오만은 유럽 관리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방법은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외신들은 오만 당국이 최근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으로부터 서비스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고 전하고 있다. 오만 측은 강제 통행료 징수가 아닌 자발적 비용 납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오만이 말라카 해협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페르시아만 인접국이 모두 받아들일 경우에만 작동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말라카 해협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3개 연안국과 이용국, 해운업계가 참여하는 협력체계가 2007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필요한 항행·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각국과 민간 이해관계자로부터 기여금을 받는다.

안전 항행을 위한 자발적 기여금을 모으는 방식이지만 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지난 2017년 싱가포르는 10년간 2200만 달러(약 338억 원)가 모금됐다고 공개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