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초 차 연쇄 강진"…베네수엘라 피해 키운 '더블릿'의 공포
전문가 "첫 지진 끝나기도 전에 두 번째 지진 진동 이어져"
"1차 지진으로 구조물 약화…2차 지진에서 붕괴했을 것"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베네수엘라 북부 지역을 덮친 연쇄 지진은 같은 지역에서 거의 시차가 없이 발생한 '쌍둥이 지진'이라는 점에서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NBC에 따르면,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베네수엘라 지진을 더블릿 시퀀스(Doublet sequence)로 규정했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두 지진이 거의 같은 지역에서 거의 같은 시간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인 본진·여진 패턴과 다르게, 두 번째 지진의 규모가 첫 번째와 비슷하거나 더 클 때 더블릿으로 분류한다.
앞서 전날(24일) 오후 6시 4분쯤 베네수엘라 북부 해안 도시 모론 인근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하고 39초 뒤 비슷한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다시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188명이 숨지고 1520명이 다쳤으며, 250채 이상의 건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매몰자를 약 200명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자체 개설한 실종자 신고 사이트에는 4만 건 이상의 실종 신고가 접수돼 사상자 규모가 더 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 북서부 지진 네트워크 소장인 해럴드 토빈 워싱턴대 교수는 "두 번째 지진이 발생했을 때 첫 번째 지진의 지진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즉 첫 번째 지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번째 지진으로 인한 진동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비교적 짧은 간격으로 지진이 두 차례 일어나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이번 지진의 경우 이 때문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첫 번째 지진이 "일부 건물이나 구조물을 약화했을 것"이라며 "첫 번째를 버텼던 건물들도 두 번째 지진에서 붕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강진은 베네수엘라 산펠리페 인근 단층에서 발생했다. 베네수엘라 북부는 카리브판과 남아메리카판이 맞물리는 경계부에 위치해 있으며, 두 지각판은 수직 방향이 아닌 수평 방향으로 서로 어긋나 미끄러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1900년 이후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5차례 발생했는데, 이번 지진과 동일한 단층대에서 발생한 지진은 없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진이 발생한 단층대에 1812년 이후 200년 이상 응력이 축적돼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학계에서 USGS와 마찬가지로 이번 지진을 더블릿으로 규정할지는 또 다른 문제다,
토빈은 "지진학자들 사이에서 이것을 두 차례의 지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여러 단계 또는 에너지 파동을 가진 하나의 지진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둥이 지진은 규모 7.5 이상의 강진 10건 중 2건 수준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 '대기과학회보'(Bulletin of Atmospheric Sciences)의 1999년 연구에 따르면, 지진 70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규모 7.5 이상의 지진 약 22%에서 더블릿이 발생했다.
3000명 이상이 숨진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도 규모 7.8과 7.5의 쌍둥이 지진이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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