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대통령, 美·카타르와 '휴전' 논의…"우리가 직접 협상"

미국·이란 합의 '충돌 방지 기구' 구성 조율한 듯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 <자료사진> 2026.2.16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미국·카타르 고위 당국자들과 레바논 휴전 정착 방안을 논의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스위스에서 진행된 미·이란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레바논 내 '충돌 방지 기구'(de-confliction cell) 구상이 후속 조율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운 대통령이 JD 밴스 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대통령실은 이들이 "레바논에서 휴전을 공고히 하고 이스라엘의 군사적 긴장을 중단시키는 문제"와 함께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 가운데 하나로 관련 "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파키스탄·카타르의 중재로 스위스에서 진행된 미·이란 고위급 회담에선 레바논에서 군사작전 중단이 이행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레바논 정부와 함께 '충돌 방지 기구'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의 회담 뒤 소셜미디어 X에 "첫 번째 진짜 시험대: 레바논 충돌 방지 기구"란 글을 올렸다.

미·이란 양측이 지난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엔 이란·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레바논 전선은 이번 미·이란 간 종전 협상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3월 2일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며 가세했고, 이후 헤즈볼라 거점인 레바논 남부 일대에선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지속돼 왔다.

특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미·이란 간 MOU 발효 뒤에도 무력 충돌을 이어왔고 이란은 이를 이유로 지난 20일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란이 해협을 닫을 경우 다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스위스 회담이 파행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레바논 내 교전은 20일 이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스라엘 측은 "레바논 내 위협", 즉 헤즈볼라에 "상시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아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산 어느 나라의 도움이든 환영한다"면서도 "우릴 도우려는 것과 우리의 내부 문제에 개입하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우린 우리 스스로 협상하며, 다른 어떤 당사자가 우릴 대신해 협상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운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미·이란 간 협상이 레바논 전선 안정의 틀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휴전 정착과 이스라엘군 철수, 헤즈볼라의 향후 역할 문제는 레바논 정부가 직접 결정해야 한단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레바논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23일 미 워싱턴에서 5번째 직접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