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팔아먹은 배신자"…이스라엘, 유대인 쿠슈너·위트코프 성토

채널14 "루저들…결정적 순간에 이스라엘 외면"
와이넷 "MOU 내용, 네타냐후 총리 요구에 못 미쳐"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특사(오른쪽) 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2025.12.02.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로 활동해 온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에 대해 이스라엘 내 여론이 최근 급격히 나빠졌다. 이스라엘 우익 매체와 논평가들은 모두 유대인인 두 사람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추진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외면하며 "형제를 팔아넘겼다"고 분노했다.

16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언론과 논평가들은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안정과 지역 긴장 완화에 치중하면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비롯해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 이스라엘의 핵심 요구사항을 뒤로 미뤘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5일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간 어떤 합의에도 구속되지 않으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사위인 쿠슈너와 트럼프의 오랜 친구인 위트코프를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이스라엘 논평가들은 격앙된 표현을 주저하지 않았다.

보수 성향 채널14는 가장 날 선 비판을 내놨다. 앵커 탈 메이르는 "결정적 순간에 이스라엘을 외면했다"며 특사들을 '루저(패배자)'라 지칭했다. 메이르는 이스라엘이 해외에 거주하는 유대인을 포함한 유대인 전체를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유대계인 두 특사가 "이런데도 우리에게 등을 돌렸다"고 비난했다.

또 채널 14의 프로그램 진행자 이논 마갈은 SNS에서 "트럼프가 그 합의 때문에 루저로 보이게 됐다"고 했고, 두 특사가 카타르 압력에 굴복해 "이스라엘 형제를 팔아넘겼다"고 썼다.

쿠슈너와 위트코프는 과거에는 인질 협상과 중동 정책 면에서 이스라엘의 입장을 잘 대변해 호감을 얻었다.

와이넷(Ynet)은 이번 양해각서가 네타냐후 총리가 제시했던 4가지 요구, 즉 이란의 농축 우라늄 제거, 농축 시설 해체, 미사일 생산 제한, 테러 대리 세력 지원 중단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목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달성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스라엘 보수 언론은 이번 합의가 미국의 성급한 결정으로 핵심 위협을 방치했다고 경고한다. 불과 몇 달 전까지 '트럼프와 이스라엘을 잇는 신뢰할 만한 채널'로 평가받던 두 인물이 이제는 워싱턴이 외교적 성과를 위해 이스라엘 안보를 희생한다는 상징으로 비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정치 성향에 따라 보수와 진보, 중도로 나뉘지만, 대중적으로는 보수·우파 성향 매체의 영향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