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종전 합의 최고지도자 승인…며칠 내 서명 이뤄질 수 있어"(종합)

국영 TV 출연해 종전 합의 설명…전투 종식·핵 협상 2단계 구성
"美에 이스라엘 레바논 철수 요구…호르무즈 관리, 오만과 논의 중"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권영미 기자 =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막바지 단계에 도달해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 초안이 최종 확정되면 "원격으로 서명될 것"이라며 "향후 며칠 내"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AFP통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대국민 생방송 TV 연설에서 미국과의 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국가안보회의 등 이란 최고 지도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의 마지막 단계가 완료되는 즉시 이 합의는 디지털 방식으로 서명될 것이다. 양측이 원격으로 서명한 뒤 양해각서가 공식적으로 체결됐음을 발표할 것"이라며 "며칠 내 이뤄질 수 있다고 매우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란이 최고지도자가 미국과의 종전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합의는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1일 "이란과의 전쟁과 관련해 훌륭한 합의를 끌어냈고, 이제 최종 문서 작업만 남겨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가 두 단계로 이뤄질 예정으로, 첫 번째는 이란과 미국 간의 휴전 MOU 체결, 두 번째는 지속적인 평화 협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과 공격 재개 금지 약속이 포함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MOU에서 이란과 미국이 47년 만에 처음으로 서로의 주권과 통치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문서로 명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합의안의 변경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번 합의는 이란이 이번 갈등을 거치며 더 강해진 모습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자"라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핵 문제는 2단계인 최종 합의 단계로 남겨뒀다"며 대이란 제재 해제, 이란 자산 동결 문제 역시 2단계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합의안의 세부 사항이 "마무리되고 확정되면" 발표할 것이며, 지금 세부 사항을 공개하는 것은 "합의 체결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 초안에 △4월 13일부터 이어진 미국의 이란 항만 봉쇄 해제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해상 봉쇄가 완전히 해제되는 것이 합의의 첫 번째 조건"이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주권이 이란과 오만에 있다고 강조하며 해협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가 전쟁 이전과는 더 이상 같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오만과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주요 해상 운송로로,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통제권을 행사해 왔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어 미국과의 핵 프로그램 협의가 합의 서명 후 60일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특히 비축된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 "우리 입장은 언제나 국내에서 희석하는 방식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또한 이란 당국이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레바논 영토에서 철수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이 이러한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며, 모든 당사국이 각자의 의무를 준수해야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합의에는 적들이 있다. 그중 가장 큰 세력은 합의를 무산시키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라고 경고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