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에 3000억달러 재건안 요구"…이란 매체, 종전 합의 초안 공개(종합)

미군 철수·해상봉쇄 해제·동결자금 해제 등 14개 조항
메흐르통신 "미사일·친이란 세력 지원은 협상서 제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2025.09.0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과 이란이 마련한 종전 관련 양해각서(MOU) 초안에 모든 전선에서의 즉각적인 종전과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미군 철수,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계획 등이 담겼다고 12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이 보도했다.

메흐르는 협상팀 소식통을 인용, 미국과 잠정 합의한 MOU 초안이 모두 14개 조항으로 구성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메흐르에 따르면 MOU 초안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을 즉각적·영구적으로 중단하고, 미국이 이란 내정에 개입하지 않으며 이란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또 이 합의안 서명 후 30일 안에 대이란 해상봉쇄를 전면 해제하고 이란 주변에 배치된 병력을 철수하고, 이란은 같은 기간 자국이 정한 절차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개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미국은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제품 및 관련 파생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제재를 유예하고, 이란이 수출 대금에 전면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외에도 MOU 초안엔 미국과 동맹국들이 최소 3000억 달러(약 455조 2000억 원) 규모의 이란 재건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이란 양측은 MOU 체결 후엔 60일간 핵 문제와 대이란 제재 해제를 놓고 최종 협상을 진행한다. 협상 대상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문제, 미국의 1·2차 대이란 제재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결의 해제, 이란 경제 재건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이란 측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핵무기 비개발 의무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초안에 담겼다.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 기간 중 중동 지역 병력을 증원하거나 이란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엔 미·이란 간 최종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이란의 국외 동결 자금 240억 달러(약 36조 4000억 원)를 해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인 120억 달러는 협상 개시 전에 이란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메흐르는 "동결 자금의 절반이 풀리고 이란산 원유 제재와 해상봉쇄가 해제되기 전엔 최종 협상이 시작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이란이 '저항 세력'으로 부르는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문제는 미·이란 양측의 최종 협상 의제에서 완전히 제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이란 양측은 이 같은 합의 이행을 감독할 별도 기구를 설치하고, 최종 합의는 안보리 결의를 통해 승인하는 방안도 초안에 담았다.

그러나 이번 초안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이란 외무부는 "관련 의사결정기구에서 추가 검토와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측도 3000억 달러 규모 재건 계획이나 미군 철수, 미사일 프로그램의 협상 제외 등 메흐르가 공개한 세부 조항은 공식 확인하지 않은 상태다.

미·이란 양측의 최종 합의에 메흐르가 전한 초안 내용이 그대로 반영된다면 미국은 호르무즈 재개방과 이란 핵 협상 재개를 얻는 대신 이란에 경제·군사적으로 상당한 양보를 하는 셈이 된다.

특히 이란은 현금(동결자금 해제)과 원유 수출, 봉쇄 해제란 실익을 먼저 확보한 뒤 핵문제 등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는 구조여서 후속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이란이 60일 동안 벌어들인 원유 수입과 먼저 풀린 자금은 되돌리기 어렵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과 "훌륭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합의문(MOU)에 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