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합의해도 실효성 글쎄…이란, 트럼프 임기 말까지 발목 잡나

교전 중단·호르무즈 개방해도…'전쟁 이전 복귀'에 불과
이란, 후속 핵협상 시간벌어…미군 배치 장기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6.10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과 이란이 '선 종전·후 핵협상'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 체결에 바짝 다가섰지만 그 실효성을 놓고 벌써 회의론이 나온다.

전쟁으로 한층 강경해진 이란 정권이 핵·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기존 노선을 변경할 가능성은 작고, 후속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역내 미군 주둔이 유지되면서 군사적 긴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이란과 종전을 위한 최종 문서 작업만 남았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서명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대가로 미국이 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60일 정도의 휴전을 통해 이란 핵 문제를 협상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MOU 체결이 성사되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의 시간 끌기와 이스라엘과의 엇박자로 조바심을 내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파구가 열린다. 역내 포성이 멈추고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개방되면 걸프 산유국들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골머리를 앓던 전 세계 소비국들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5월 30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2026.05.30. ⓒ 로이터=뉴스1

다만 이 모든 상황은 '전쟁 발발 전으로의 복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프랭크 켄달 전 미 공군장관은 CNN방송에 이번 합의가 최종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핵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60일 가량의 휴전 연장"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압박이 이란 정권의 변화를 끌어냈는지는 미지수다. 전쟁 이후 이란은 신정 체제를 수호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오히려 지도부를 장악했다. 미국은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의 이란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때보다 훨씬 강경한 이란을 상대해야 한다.

이에 후속 핵 협상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핵 프로그램 해체 등 쟁점을 둘러싸고 공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윌리엄 웩슬러 중동담당 국장은 "이란이 이전처럼 여러 중재자를 거치는 외교적 시간 벌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OU 체결 이후로도 미국의 군사력은 계속 중동에 집중될 전망이다. 협상 추이에 따라 이란 정권 견제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 임기 말까지 미국이 항공모함이나 기타 군사 자산을 역내 순환 배치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zy@news1.kr